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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 거쳐간 극장·식당 ‘봉쇄’… 격리병원 주변 상점도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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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 거쳐간 극장·식당 ‘봉쇄’… 격리병원 주변 상점도 ‘된서리’

입력
2020.01.31 17:51
수정
2020.01.31 21: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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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확진자 영화 본 CGV 8개층 막아놓고 긴급 방역

“지하철 타고 오지 않았나… 같이 영화 본 사람들은…”

이동 경로 등 의문 불안 증폭 시민들 “세세한 정보 공유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영화를 관람한 서울 성북구 CGV 성신여대입구점에 31일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영화를 관람한 서울 성북구 CGV 성신여대입구점에 31일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환자들이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이들이 거쳐간 곳들이 초토화되고 있다. 국내에서 사람을 통한 2차 감염에 이어 3차 감염까지 나타나며 확진자들의 이동범위는 전방위로 확장된 상태다. ‘애꿎은 직격탄’을 맞는 업체들이 속출하게 생겼다.

다섯 번째 확진자 A(33)씨가 영화를 관람한 서울 성북구 CGV 성신여대입구점은 31일 오전 부랴부랴 휴업하며 긴급 방역에 들어갔다. 영화관 출입구와 극장 내부는 물론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에서 대대적인 소독이 이뤄졌다. 영화관은 14층짜리 건물의 10~12층을 사용하는데, 해당 건물은 7층부터 14층까지 8개층이 전면 봉쇄됐다.

A씨는 지난 25일 여자친구 및 여자친구 어머니와 함께 오후 4시 45분에 상영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관람했다. 업무차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했다가 24일 귀국한 A씨는 30일에야 우한 폐렴 양성 판정을 받아 서울의료원에 격리됐다. 중국에 다녀온 적 없는 A씨의 지인 한 명도 2차 감염자로 확인됐다.

CGV는 추가 방역을 위해 다음달 2일까지 성신여대입구점에 임시휴업 조치를 내렸지만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한다. 인근에 거주하는 안모(28)씨는 “확진자가 영화관까지 지하철을 타고 왔을 수도 있다”며 “만약 그랬다면 지하철을 함께 타고 있던 사람들까지 전부 위험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영화관이 있는 건물에서 일하는 이들도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해당 건물에서 문을 연 상점의 직원들은 죄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손님을 맞았다. 이 건물 6층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솔직히 출근해도 되는 건지 너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31일 서울 강남구의 유명 한식점 한일관 본점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한일관은 이날부터 6일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김정현 기자
31일 서울 강남구의 유명 한식점 한일관 본점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한일관은 이날부터 6일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김정현 기자

세 번째 확진자와 여섯 번째 확진자가 지난 22일 함께 식사를 한 서울 강남구의 한일관 본점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전날 국내 첫 2차 감염이 확인된 한일관 앞에는 ‘위생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2월 5일까지 휴무하니 양해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한일관 관계자는 “갑자기 날벼락을 맞았다”며 “할 수 있는 방역조치를 추가로 더 하겠다”고 말했다.

여덟 번째 확진자가 지난 29일 오후 장을 본 이마트 전북 군산점도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휴업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2일간 방역 등을 한 뒤 영업 재개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확진자들이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국가지정격리병원들 주변 상가에도 불똥이 튀었다. 세 번째 확진자가 격리된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근처에 사는 한 주민은 “당연히 불안할 수 밖에 없다”며 “26일에 확진자가 들어온 뒤에는 음식점을 비롯해 대부분 가게에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고 전했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데는 정부가 공개하는 정보가 구체적이지 않은 측면도 있다. CGV에서 영화를 본 다섯 번째 확진자만 해도 영화관까지 이동한 방법과 이후 동선, 당시 영화관 내 상황 등이 어땠는지 모호하다. 성신여대에 다니는 김모(23)씨는 “영화관에 어떤 사람들이 몇 명이나 같이 있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은 상황 아니냐”고 우려했다. 같은 대학 재학생 이모(23)씨는 “영화가 끝나고 바로 집에 갔는지도 모르겠다”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세세한 정보를 공유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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