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평양 직통 전화로 통보문… 北-中 열차ㆍ항공도 중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 운영 중단을 요청한 데 이어 금강산 관광 시설 철거 일정도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방역에 사활을 건 북한은 북중간 항공편과 여객열차 운행을 전면 중단하는 등 국경을 폐쇄 중이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이 전날 오후 11시쯤 금강산 국제 관광국 명의로 이런 내용의 통보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30일 개성 연락사무소 가동 중단 이후 연결된 서울 평양 간 직통 전화(팩스)를 통해서다. 남북 직통 전화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용되며, 북한은 직통 전화선이 설치된 지 30분 만에 금강산 시설 철거 연기 통보문을 보내 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금강산을 시찰하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며 금강산 시설의 완전 철거를 요구했다. 이어 북한은 올해 2월까지 금강산 시설 철거를 완료하라고 압박해왔다. 북한이 시설 철거 연기를 요구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도ㆍ시ㆍ군 단위에 비상방역지휘부를 조직하는 등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과의 인적 교류가 활발한 북한에선 31일 현재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북한 철도성은 평양과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 , 만포와 중국 지린성 지안(集安)을 오가는 열차 운행을 일시 중단한다고 중국 측에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22일부터 외국인 대상 단체관광 프로그램 운영과 비자 발급, 항공편 운항을 순차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입국한 외국인에 대해선 1개월간 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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