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어린이집 폐쇄… 딸은 음성 판정, 사위도 감염 검사
6번 환자 부인ㆍ아들은 신종 코로나 확진… 주민들 불안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2차 감염 자인 55세 남성(6번 확진자)과 밀접 접촉한 가족이 충남 태안에 거주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2차 감염 확진자의 딸이 어린이집 교사로 밝혀지고 다른 가족 2명이 3차 감염자 확진을 받아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1일 새벽 질병관리본부가 6차 확진자의 딸을 검사한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발표해 지역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질병관리본부는 사위의 검사 결과는 추후에 발표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 국내 첫 ‘2차 감염’인 6번 확진자의 딸 A(29)씨가 일하는 어린이집은 31일부터 폐쇄에 들어가 주변이 썰렁했다. 어린이집과 인접한 한국서부발전 사택단지도 건물을 관리하는 인력 몇 명을 제외하고는 오가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딸이 근무하는 어린이집은 한국서부발전 사택단지 안에 위치한 직장 어린이집으로, 직원들의 자녀들이 다니고 있다. 현재 원생 34명이 다니고 있으며, 교사와 조리사 등 19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딸은 사흘간 원생 29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집은 학부모들에게 폐쇄를 통지하며 “교사 1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자로 안내 받아 바로 귀가 조치했다”며 “어린이들이 발열 등 유사 증상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태안군에 따르면 A씨는 남편인 한국발전연구원 직원 B(33)씨와 함께 23일부터 설 명절 연휴가 끝나는 27일까지 2차 감염 확진자인 아버지의 서울 집에서 함께 지내고 거주지인 태안으로 내려와 28일부터 회사에 출근했다.
이들은 보건당국이 A씨 아버지를 2차 감염 확진자로 판정한 30일 가족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오후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충남도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이날 오후 태안 자택에 격리된 A씨 부부의 검체를 채취해 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조사를 의뢰했다.
A씨와 남편의 체온이 각각 37.3도와 37.1도로 미열 증상을 보이자 보건당국은 바이러스 감염 검사를 진행했다. 질병관리본부 매뉴얼에는 37.5도가 돼야 신종 코로나 증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감염 검사를 하지만, 6번 확진자의 부인과 아들이 ‘3차 감염’ 판정을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충남도가 A씨 부부에 대한 조기 검사를 요청했고, 질병관리본부가 받아들였다.
당국의 대처에도 주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면 소재지에서 만난 주민 주모(41)씨는 “뉴스나 인터넷으로 접하던 일들이 막상 주변에서 생기니 학부모로서 특히 당황스럽고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며 “접촉자를 확진자로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보건당국에서 신속하게 대응해 주민들의 불안감을 조속히 해소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6번 확진자의 사위인 B씨가 근무하는 한국발전교육원도 근무 중 B씨와 밀접 접촉한 14명을 자가격리 시키고, 교육생 290명도 긴급 귀가조치 시켰다. 발전교육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교통편이 마련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퇴소시키고, 교육도 잠복기가 끝날 때까지 2주 연기했다. 발전교육원 관계자는 “사위는 행정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으로 교육생과의 접촉은 없었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교육생들을 귀가조치 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태안=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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