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직장인 “밖에서 밥도 못 먹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에 감염된 세 번째와 여섯 번째 확진자가 함께 식사를 한 서울 강남구의 유명 한식점 한일관 본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최근 우한 폐렴 확진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들 동선이 속속 공개되자 인근 지역은 감염 전파 우려가 상당한 상황이다.
31일 찾은 한일관 본점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문 앞엔 “저희 한일관 본점은 3번째 확진자 방문 후 보건소 지침에 따라 방역을 완견하였다”며 “다시금 위생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다음주 수요일, 2월 5일까지 휴무하오니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한일관은 서울 강남과 경기 일산 일대를 활보한 세 번째 확진자가 거쳐간 곳 중 한 곳이다. 더구나 여섯 번째 확진자는 세 번째 확진자의 친구로 지난 22일 이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 식당에서 한 시간 반 넘게 식사를 했고, 여섯 번째 확진자는 이때 감염됐다. 우한 폐렴 첫 2차 감염자다. 최근 세 번째 확진자의 동선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확진자가 한일관을 거쳐간 게 뒤늦게 드러났는데, 이번에 이 식당에서 2차 감염자까지 추가로 나오면서 그야말로 ‘우한 폐렴’ 직격탄을 맞았다.
한일관 관계자는 본보 기자와 만나 “갑자기 날벼락을 맞았다”며 “오늘에서야 안내문을 붙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할 수 있는 방역조치는 추가로 하고 더 믿을 수 있는 청결한 가게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주변에선 ‘우한 폐렴’ 우려가 쏟아졌다.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28)씨는 “우리나라에서도 2차 감염자가 나왔다는데 앞으로 밖에서는 편하게 밥도 못 먹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다른 직장인 한모(30)씨도 “자주 가는 가게였는데 2차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며 “혹시 다른 가게에서도 감염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불안해했다.
한일관은 80년 전통의 유명 한식당이다. 일제강점기였던 1939년 ‘화선옥’이란 간판을 걸고 종로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1945년 한국 최고의 식당이라는 뜻에서 한일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3대에 걸쳐 영업을 이어왔다. 2008년 말 종로구 피맛골 재개발을 앞두고 강남구 신사동 현재 위치로 본점을 옮겼다.
글ㆍ사진=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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