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불확실성 제거 위한 장부 조정일 뿐…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조원대 영업적자를 냈다.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에 플라스틱(P)-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설비의 가치 하락이 반영된 결과로, 액정표시장치(LCD) 중심의 기존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의 진통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3조4,756억원, 영업손실 1조3,59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2017년 창사 이래 최대인 2조4,616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이듬해 929억원으로 급감하더니 대규모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2018년 이미 적자 전환(-1,794억원)된 당기순손익 역시 지난해 2조8,721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매출은 전년보다 4%가량 줄어 2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손실 확대는 주로 생산설비 가치 하락에서 비롯했다. 특히 회사가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는 P-OLED 생산설비 가치가 종전 장부상 가치보다 1조4,000억원 하락(자산손상)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P-OLED 설비 투자가 진행되던 2018년까지는 사업 전망이 긍정적이었지만 본격 양산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하이엔드(고급 사양) 시장 정체, 휴대폰 교체주기 지연 등으로 사업환경이 크게 변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OLED 조명사업 중단에 따른 자산손상 2,000억원도 영업손실을 늘렸다.
LG디스플레이는 다만 “손실 규모 확대는 현금 흐름과 관계없는 장부상 조정”이라며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미래사업 변동성을 축소한다는 관점에서 오히려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급 과잉이 심화하고 있는 LCD를 대신해 사업 주축을 OLED로 옮기는 구조 전환 작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는 국내 범용 LCD TV 생산을 연말까지 종료하고 전량 중국에서 생산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회사는 구조 전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LCD 패널 출하량은 줄었지만 OLED TV와 P-OLED 스마트폰 출하 증가로 면적당 판가가 전분기 대비 18% 상승하고 매출 또한 10% 늘었다는 것이다. 4분기 제품별 매출 비중 면에서도 P-OLED를 포함한 모바일용 패널(36%)이 TV용 패널(28%)을 역전했다. 컨퍼런스콜에선 올해 1분기 내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OLED TV 패널 원장을 월 6만장 양산할 채비를 마치는 한편 내년 상반기 월 3만장 추가 생산을 위한 증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공장 생산 확대로 대형 OLED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P-OLED 사업도 스마트폰용 물량에 더해 상반기 차량용 제품 본격 출하를 통해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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