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격리수용 강요에 반대하고 싶었을 뿐… 오해 말아줘”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들의 격리 수용을 거세게 반대하던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 주민들이 교민을 수용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우한 교민들이 생활할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2박 3일간 반대 시위를 펼친 진천ㆍ음성군 주민 비상대책위원회는 31일 오전 11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밝혔다. 우한 교민이 도착하기 약 1시간을 앞두고서다.
주민 대표들은 “정부의 ‘몰아붙이기’ 행정에 반대하고 싶었을 뿐 우한 교민들을 불편하게 하려던 것은 아니다”며 “14일 동안 안정되게 생활하시다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재선 공동비대위원장은 “인재개발원에 오는 우한 교민들이 편안하게 오셔서 잠복기간 동안 탈없이 치유하고 나가셨으면 한다”며 “교민들이 도착하기 전 (반대) 플래카드도 모두 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민들이 탄 차량을 막거나 방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대신 주민 측은 정부와 진천ㆍ음성군에 주민 건강을 위한 방역 대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윤 위원장은 “가정마다 철저히 소독해 주고 주민들에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방역 용품을 지급해달란 점을 군 측에 다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10분쯤 김포공항에 도착한 우한 교민 367명 중 170여명은 이날 낮 12시~오후1시쯤 진천 인재개발원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날 아침 일찍 인재개발원 입구에는 진입 차량을 소독하기 위한 장비가 설치됐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도보로 진입하는 인력들은 모두 소독 스프레이와 손소독제를 사용할 예정이며, 인재개발원 건물 내 입구에도 개인용 소독기가 설치됐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주민들도 교민 수용 반대 입장을 철회했다. 김재호(63) 초사2통장은 이날 오전 “오신 김에 잘 지내고 안전하게 잘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공항에서 오는 과정에서, 그리고 격리되는 14일 동안 사고 생길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가 많다”며 “보건당국에선 심혈을 기울여 조치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산 주민들은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에 설치한 반대 현수막을 철거하고 내달 28일까지로 신고한 반대 집회도 해제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 15개 중대 1,000여명의 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진천=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아산=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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