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우승을 거둔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이 ‘원팀’을 잠시 뒤로하고 각자의 팀으로 돌아가 경쟁하게 된다. 이들은 각 팀에서 시즌 전반기를 잘 치러야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갈 수 있다.
2020 AFC U-23 챔피언십 우승의 주역인 K리거 김진야(서울ㆍ22), 조규성(전북ㆍ22), 오세훈(상주ㆍ21), 이유현(전남ㆍ23) 원두재(울산ㆍ23)가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원팀이었기에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차지해, 9번째 올림픽 본선 진출과 더불어 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한 팀으로 활약했던 다섯 명의 선수들은 이제 각자의 K리그 소속 팀으로 돌아가 경쟁하게 된다. 이유현을 제외하고 모든 선수가 새로운 팀에서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김진야는 “축구를 하며 첫 이적을 하게 됐는데,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내가 왜 여기에 왔는지 증명해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세훈은 “2월 2일 훈련소에 들어가게 되는데, 어떻게 군인 정신으로 열심히 할지 생각하려 한다”며 “더불어 올림픽 대표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며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은 지난해 12월 상주 상무에 입대해, 훈련 기간 도중 김학범호에 승선했다.
시즌 개막 후 활약이 올림픽 본선 진출을 결정짓는 터라, 선수들에겐 이번 시즌 전반기가 중요하다. 앞서 같은 날 오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학범(60)은 감독은 ‘무한 경쟁’을 강조하며, 경쟁에서 이긴 선수가 올림픽 본선에 올라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선수들 역시 이런 김 감독의 의중을 알아,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대답을 이어나갔다. 조규성은 “아무래도 공격수다 보니 득점에 신경 써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슈팅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지 등을 생각하며 집중해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진야는 “소속 팀 감독님의 색을 잘 소화하면 김 감독님도 좋게 생각해 주실 것 같다”며 “김학범 감독이 원하는 활동량 증가와 킥 퀄리티 상승을 팀에서 보완해, 경기장에서 보여줄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오세훈과 조규성의 브로맨스가 눈길을 사로 잡기도 했다. 둘 사이 관계를 묻는 질문에 오세훈은 “경쟁자이지만 동료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형”이라고 답했고 조규성은 “세훈이와 경쟁자이지만, 세훈이가 골을 넣었을 때는 기뻤다”며 돈독한 모습을 자랑했다. 옆자리에 앉아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준 두 선수는 기자회견장을 나가면서 자연스레 어깨를 두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두 선수는 나란히 K리그2에서 K리그1 무대로 자리를 옮겨 새 도전에 나선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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