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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즌 마친 PBA의 희망과 숙제… UMBㆍKBF와 교류는 요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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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즌 마친 PBA의 희망과 숙제… UMBㆍKBF와 교류는 요원한가

입력
2020.01.31 0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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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경기 고양에서 열린 PBA투어 7차 대회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대회'결승전에서 김병호가 우승 확정 직후 관중석의 딸 김보미와 환호하고 있다. PBA 제공
지난 27일 경기 고양에서 열린 PBA투어 7차 대회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대회'결승전에서 김병호가 우승 확정 직후 관중석의 딸 김보미와 환호하고 있다. PBA 제공

국내 6번째 프로스포츠로 출범한 프로당구(PBA)가 원년 종착역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6월 1차 대회를 시작해 7차례의 정규 투어를 모두 마친 PBA는 내달 28일부터 왕중왕전 성격의 파이널을 끝으로 첫 시즌 일정을 마무리한다.

기대와 우려 속에 여러 파격적인 시도로 문을 연 PBA의 출발은 비교적 순탄했다는 평이다. PBA는 기존 대한당구연맹(KBF)의 40점 단판제 룰에서 벗어나 서바이벌(4인 1조) 방식과 15점 세트제를 도입했다. 처음엔 세트제가 당구의 묘미를 보여주기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었으나 마지막 7차 대회 우승자 김병호가 세트제의 진수를 보여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병호는 세계최강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과 준결승 4세트에서 2-10으로 패색이 짙다가 15-11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와 결승(7전4선승제)은 더 극적이었다. 자정을 넘기는 약 3시간의 혈투 끝에 최종 7세트(11점)에서 역시 1-7까지 뒤지다 11-7로 역전하는 드라마를 일궜다. 세트제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러면서 PBA는 ‘당구 영웅’을 배출했다. 김병호는 여자프로당구(LPBA) 선수인 딸 김보미의 뒷바라지만 하다가 자신도 꿈을 위해 2012년 뒤늦게 당구선수 등록을 하고 거둔 첫 우승이다. LPBA에선 최초의 3회 우승자(임정숙)를 배출했고, 오른손 경련 증세로 선수 생활을 중단했다가 왼손으로 바꿔 우승을 차지한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1차ㆍ그리스), ‘포켓볼 여제’에서 3쿠션으로 전향해 우승한 김가영(6차) 등 매 대회 사연 많은 주인공이 탄생했다. 뱅크샷 2점제와 초구 랜덤 배치도 흥미로운 변수로 작용했다.

테이블 밖에서도 ‘프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당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갖가지 요소를 도입해 선수와 팬, 미디어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치어리더와 장내아나운서 도입에 대해 ‘요란하다’는 부정적 시선도 있었지만 점차 호흡을 같이 하면서 야구, 농구장처럼 응원 문구까지 들고 나온 열성 여성팬들도 등장했다. 다음 시즌 스폰서 유치와 국내 최초의 당구 전용구장 마련도 일사천리 진행 중이라는 게 PBA측의 설명이다.

대체로 호평 속에 마무리를 앞둔 PBA지만 세계캐롬연맹(UMB), KBF와 관계 개선 없이 장기적인 비전은 어둡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명 선수 발굴 스토리도 좋지만 수준 높은 톱랭커들이 즐비한 KBF와 선수 교류가 되지 않고 월드컵 등 세계대회에 나서지 못한다면 확장성이 떨어져 정체될 수 있다. 장상진 PBA 부총재는 “부족한 점도 있지만 팬들이 좋게 봐 주셔서 성공적으로 첫 시즌을 보냈다고 자평한다”면서 “KBF와는 꾸준히 협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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