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부품 매출 증가 등 영향 전년 대비 16.5%↑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전동화 부품 분야의 고성장과 해외 완성차 업체 수주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에서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38조488억원, 영업이익이 2조3,593억원, 순이익은 2조2,943억원이라고 30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8.2%, 영업이익은 16.5%, 순이익은 21.5% 올랐다.
현대모비스의 이 같은 실적은 전동화 부품 매출 증가와 해외 완성차 업체로의 수출 확대가 배경으로 꼽힌다. 신차 모듈공급을 위해 1년간 일시적으로 생산라인 정비에 들어갔던 북미 오하이오 공장이 지난 해 말부터 재가동한 것도 실적 상승을 이끈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전동화 사업 부문은 매년 고속 성장을 이어가면서 현대모비스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7년 처음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고 2018년 1조8,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 해 2조8,000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매년 50% 이상 성장하면서 2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해외 완성차업체 대상 핵심부품 수주도 전년보다 5.9% 많은 17억6,000만달러를 기록,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의존도를 조금은 낮출 수 있었다. 특히 북미 시장 수주가 10억4,000만달러에 달했는데,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체 수주 목표를 27억3,000만 달러로 정하고 유럽 지역 등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유럽 핵심생산거점인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전동화 부품 공급을 위해 배터리 조립라인 가동을 시작한다”며 “올해부터 배터리 일체형 부품인 BSA(배터리팩과 제어기 냉각기를 포함한 배터리 일체형 부품)를 양산해 전동화 부품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적 상승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의 중심축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구축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했다가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제동을 거는 바람에 포기했다. 그러나 엘리엇은 최근 현대차그룹 지분을 모두 팔고 철수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조만간 다시 지배구조 재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 현대모비스가 그룹 내 관계사들에 대한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그룹을 주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느냐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며 “현대모비스가 실적에 있어 지금처럼 성과를 보이고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향후 3년간 투자재원 약 9조원을 확보해, 전동화 분야 부품 생산능력 확장 등에 투자하겠다는 미래 계획을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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