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관련법 개정 위한 토론회
“이색 외래종 수입 일반 가정 분양… 허가제 도입으로 규제 강화해야”
전국 대표 동물원 10곳 실태조사, 6곳 이상서 질병 의심 동물 관찰
야생동물카페에서는 동물에게 적절한 사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인수공통감염병 등 신종 질병 관리에도 취약하다. 어웨어 제공

국내에 운영중인 야생동물카페나 체험동물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등 감염질환에 대한 관리 수준이 취약해 이종간 질병 전파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영동물원 실태조사 발표 및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이항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야생동물카페나 실내동물원, 체험동물원은 국내에 이미 수백 곳이 운영되고 있는데 위생과 공중보건 상태가 열악하고 각종 질병을 관리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곳에선 어린이 관람객이 동물에 먹이를 주고, 만지고 안아볼 수 있도록 허용한다”라며 “야생동물과 사람 사이 밀접한 접촉을 허용하는 위험한 시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신종 질병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이러한 시설들이 이색 외래종 야생동물을 수입해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번식시켜 분양까지 해 야생동물의 일반 가정 확산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이를 막기 위해 야생동물카페 등에 대한 허가제를 시행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야생동물보전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척추동물과 인간 사이 상호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신종 코로나도 이에 속한다. 이 외 과거 유행한 에볼라 출혈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조류독감(AI) 등이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최근 발생하는 사람 감염병 가운데 75% 이상이 해당한다.

윤익준 부경대 법학연구소 전임 연구교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인간 접촉이 적었던 야생동물과의 접촉 빈도가 늘고 공장식 가축 사육이 증가하면서 기세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급격한 환경변화가 생물종과 오랜 시간 공생관계였던 바이러스에까지 생존 고민을 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교수는 “결국 숙주인 야생동물과 공생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나선 바이러스가 인간을 다음 먹잇감으로 찾고 있는 셈”이라며 “감염병 예방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본래 터전이던 야생동물 숙주의 보전 문제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발표한 ‘공영동물원 실태조사 보고와 정책 개선 방향’에는 국내 처음으로 전국의 대표적인 지역 동물원 10개소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가 실렸다. 이에 따르면 10개소 중 최소 6개소에서 외관상 이상이 있거나 질병이 의심되는 동물이 관찰됐고, 조사대상 전체에서 정형행동이나 침울함 등을 보이는 동물이 다수 확인됐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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