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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싸우는가… 우리사회의 투사 10인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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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싸우는가… 우리사회의 투사 10인에게 물었다

입력
2020.01.30 14:56
수정
2020.01.30 21:4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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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책] 안건모 ‘싸움의 품격’

1991년 지방자치단체 선거 당시 민중당 지지운동을 하고 있는 반영숙(맨 뒤 오른쪽)씨. 1968년 광부의 딸로 태어나 탄광 노동자들 권익 개선을 위해 싸웠다. 해피북미디어 제공
1991년 지방자치단체 선거 당시 민중당 지지운동을 하고 있는 반영숙(맨 뒤 오른쪽)씨. 1968년 광부의 딸로 태어나 탄광 노동자들 권익 개선을 위해 싸웠다. 해피북미디어 제공

처음부터 투사(鬪士)는 아니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그 누구보다 착실하게 살았다. 사람과 어울렸고, 문학을 사랑했다. 그런 그들은 투사로 내몬 건 자본과 권력이었다. 자본과 권력이 휘두르는 방망이를 피하지 않고 마주했다. 방망이 손잡이쪽 사람들은 투사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한다. 왜 위험천만한 망루에 오르는지, 왜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는지, 왜 철거될 노점을 운영하는지, 왜 묻어뒀던 과거를 들쑤시는지, 왜 추운 거리에 나서는지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다.

버스 기사 출신 작가 안건모씨가 10명의 투사들의 삶을 기록한 인터뷰를 묶었다. 류미례 영화감독, 박상규 기자,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수석부위원장, 반영숙ㆍ김성수 시민활동가 부부, 구수정 한베평화재단 이사, 박경석 노들장애인 야학 교장, 선애진 생명운동 농사꾼,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 장혜옥 교육운동가의 이야기다. 아주 평범했던 그들의 삶을 통해 비로소 숱한 ‘왜’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싸움의 품격

안건모 지음

해피북미디어 발행ㆍ248쪽ㆍ1만5,000원

세 아이의 엄마가 여성 영화를 찍을 수밖에 없는 이유, 기계에 손가락이 잘린 동료와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후배 문제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 높은 사회적 문턱에 좌절하는 장애인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가 그들 삶에 절절하게 녹아 있다. 그들이라 한들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다만 우린 자본과 권력이란 방망이에 순응하거나 피했을 뿐이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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