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수용 계획 설명차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방문
일부 주민들 거세게 항의하는 과정서 충돌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중국 우한에서 귀국 예정인 교민들의 수용을 반대하는 충북 진천 현장을 찾았다가 옷이 찢어지고 머리채를 잡히는 등 봉변을 당했다.
김 차관은 29일 오후 9시쯤 우한 교민 수용 계획을 지역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고자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았다. 김 차관은 인재개발원 앞 도로에서 농성 중인 주민 300여명과 만나 “여러분의 우려가 기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교민들을 안전하게 국내에 이송할 예정으로, 이분들의 고통을 헤아려 따뜻하게 맞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일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며 충돌이 빚어졌다. 김 차관이 자리를 떠나려 하자 거세게 항의하던 주민들이 막아 섰고, 이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김 차관에게 물병을 던지고 김 차관의 옷과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차관이 입고 있던 옷이 찢어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소동은 10여분간 이어지다가 경찰이 현장 정리에 나선 뒤에야 종료됐다. 김 차관은 이후 가까스로 현장을 빠져나갔고 주민들은 다음 날 새벽까지 촛불을 들고 반대 시위를 이어갔다.
현장의 주민들은 정부가 우한 교민 수용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진천 주민들은 인재개발원이 주거단지와 인접해 있어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교민 수용을 강행한다면 물리력으로 진입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300여명의 경력을 투입,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30일과 31일 4차례 전세기를 타고 입국하는 우한 교민 708명을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수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충북도와 진천군 등은 사전협의 없이 원칙이 결여된 불합리한 결정을 내렸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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