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추가 수수료 없애는 등 일방 통보
“계약 위반” 지적 일자 “인센티브일 뿐 근무조건 변화 아냐” 반박
29일 서울 마포구 법무법인 오월에서 열린 라이더유니온 '불공정한 형제들 고발 기자회견'에 배민라이더스 헬멧이 놓여 있다. 뉴스1

“올해 초 갑자기 ‘3월부터 배민커넥터들의 근무시간을 주당 20시간으로 줄인다’고 발표하더니, 다음달부터는 갑자기 추가 수수료를 폐지한다고 합니다. 이런 일방적인 근무조건 변경이 6개월간 최소 8번이나 됩니다.”

배달대행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만든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의 박정훈 위원장은 29일 서울 마포구 법무법인 오월에서 ‘불공정한 형제들’ 규탄 기자회견에서 국내 배달주문앱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이같이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커넥트와 배민라이더스로 이원화해 배달원인 라이더와 계약을 맺는다. 짧은 거리를 배달하는 배민커넥터는 부업, 배민라이더는 전업이라는 개념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7월부터 배민커넥터를 모집, 단거리를 이들에게 우선 배정하는 추천 배차 시스템을 운영했다. 배달료도 전업 라이더보다 높게 책정해줬다. 이런 운영방식에 많은 전업들이 이륜차 보험료를 부담하며 부업인 배민커넥트로 갈아탔다. 신규 전업 라이더의 배달료를 기존 라이더에 비해 최대 2배 이상 지급하는 한시 프로모션도 펼쳤다. 전업으로 남은 기존 라이더들의 불만이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전체 라이더들에게 추가 수수료를 지급하고 배민커넥터의 추천 배차를 축소하는 등의 방침으로 전업을 달랬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전체 라이더의 근무계약기간을 3개월에서 1개월 축소했다. 사측의 계약 해지 권한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지난 10일에는 배민커넥터의 노동시간을 오는 3월부터 20시간으로 제한하겠다고 일방 공지했다. 모집 때 근무시간 제한은 없었다. 6개월 사이 전업과 부업 모두 널뛰기식 근무조건 불이익을 겪은 셈이다.

특히 최근 발표된 추가 수수료 폐지는 악행 수준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라이더들은 배달 1건당 기본 배달료로 3,000원을 받는다. 추가 수수료는 500원에서 2,000원 사이에서 우아한형제들이 정해 공지했다. 고무줄 수수료인데 이마저도 없애버린 것이다. 늘 받아오던 추가 수수료가 사라지면 하루 수입이 최대 5~6만원 이상 삭감된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수수료 폐지가 계약 위반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올해부터 바뀐 새 계약서에 따르면 회사가 배달료 체계를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 최소 30일전에 공지하도록 했지만 이번 방침은 시행 불과 10여일 전에 통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번 추가 수수료 폐지는 배달앱 정책 변경일 뿐 근무조건 변화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추가 수수료는 겨울철 궂은 날씨로 배달 기피 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독려차원의 한시적 인센티브”라고 주장했다. 계약서상의 배달료와 별개라는 얘기다. 하지만 곽예람 변호사는 “추가 수수료는 오랜 기간 라이더들에게 상시 지급됐기 때문에 이를 폐지하는 것은 배달료 체계의 변경”이라고 주장했다.

라이더들이 일방적인 근로조건을 강요받는 데는 이들이 특수고용직으로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들과 같은 플랫폼노동 종사자 보호 입법은 국회에서 공회전 중이다. 한인상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플랫폼노동 종사자 보호 입법이 마련되기 전에 이들을 위한 근로 최저기준 준수 의무와 분쟁해결절차 등을 담은 공동 행동강령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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