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 산천어축제 얼음 낚시터 운영 중단
홍천ㆍ인제ㆍ평창 축제도 이상고온 ‘불똥’
겨울관광 1번지를 자부하는 강원지역 축제가 암초를 만났다. 평균 기온을 10도 이상 웃도는 이상고온으로 눈과 얼음이 사라져 축제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화천군은 산천어축제장 얼음낚시터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29일 밝혔다. 산천어 얼음낚시는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콘텐츠다. 그 동안 외신은 화천천을 세계에서 가장 신기하고 재미있는 얼음판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최근 낮 최고 기온이 영상 10도까지 오르는 이상고온으로 얼음이 녹을 가능성이 커지자 화천군은 운영을 중단했다. 얄궂은 날씨 때문에 대표 행사를 접어야 하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얼음판 두께가 18㎝ 가량이지만 관광객들의 안전을 최우선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화천군은 당분간 루어낚시와 맨손잡기, 얼음썰매, 봅슬레이 등을 중심으로 축제를 진행한다. 예약 접수된 얼음낚시는 수상 낚시로 변경했다.
특히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감안, 다시 개장할 얼음낚시터 구멍 간격을 기존 보다 두 배 가량 넓힌다. 얼음이 받는 하중을 줄이기 위해 구멍을 지난해 1만개에서 2,000개로 줄였다.
평창과 인제, 홍천 등 강원지역 겨울축제 모두 날씨의 심술에 발목이 잡혔다.
평창 송어축제의 경우 지난 7일 내린 겨울장마로 얼음낚시터가 녹아 버렸다. 주최 측은 인공 눈을 만드는 등 긴급복구에 나서 열흘 만에 축제를 재개했다. 하지만 오대천 얼음이 두껍지 않아 얼음낚시 행사를 포기해야 했다.
인제 빙어축제는 예정보다 일주일 앞선 27일 폐막했다. 역시 겨울치곤 너무 따뜻한 날씨로 빙어호의 얼음이 얇아진 탓이다.
설 명절 연휴인 지난 26일 막을 내린 홍천강꽁꽁축제는 축제 기간 얼음이 얼지 않아 육지 행사와 수상에서 즐기는 루어낚시 위주로 축제를 진행했다. 기후변화로 눈과 얼음이 없는 겨울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자 홍천군은 대체 프로그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올해 꽁꽁축제에서 처음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은 ‘부교 낚시터’ 등 즐길 거리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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