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경북도 ‘청정경북 프로젝트’ 참여 청년 45명에서 300명으로
“서울에서는 ‘잉여인간’ 취급을 받았는데, 지역에서는 ‘필요한 사람’이 되어 좋았어요. 서울을 벗어나도 기회가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서울청년 강다솜씨)
“구인 광고를 내도 지역이라는 이유로 지원하는 청년들이 드물어요. 이번에 청년들이 합류하면서 활력을 찾았습니다.”(경북 문경 소재 수제맥주 제조업체 ‘가나다라브루어리’ 배주광 대표)
서울청년이 지역으로 간다. 이른바 ‘청정(靑停ㆍ청년이 머무는 곳)경북 프로젝트’가 6개월 간의 시범사업을 성공리에 마쳤다. 서울시가 서울 청년과 지역의 동반 성장을 위해 경북도와 손잡고 처음 추진한 프로젝트다.
서울시는 29일 청정경북 프로젝트 성과보고회를 열고 이 사업에 참여한 서울 청년 45명에게 시장 명의 수료증을 준다. 45명의 청년들은 지난 6개월간 경북 5개 지역의 19개 기업에서 주 32시간 근무했다. 주 8시간은 아동복지기관이나 노인돌봄센터, 커뮤니티센터 등에서 지역민과 교류하면서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시와 경북도가 절반씩 분담한 월 220만원을 급여로 받았다. 그 결과 청년 1명은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고, 또 다른 1명은 경북에서 계속 살며 창업에 도전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경북 상주로 내려간 박은정씨는 “내가 살아야 할 곳의 선택지가 서울 딱 한 곳이었을 때와 지금은 분명히 다르다”며 “지역에서의 새로운 경험들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고, 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고 전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인력난 속에 청년 인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지역에서는 활력까지 얻을 수 있었다. 경북 문경에서 아리솔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 오미향 센터장은 “세상 보는 눈이 좁기만 하던 아이들이 도시 청년들을 만나면서 넓은 세상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주당 8시간씩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 아이들에게 학습과 미술 등을 가르쳤다.
시는 경북에서 성공을 거둔 청정지역 프로젝트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 100여개 기업에 서울청년 300명이 내려간다. 활동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10개월로 늘린다. 서울에 사는 만 19~39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새로 참여를 원하는 청년은 2월 10일부터 청정지역 프로젝트 홈페이지에서 지원하면 된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청년에게는 지역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고 다양한 일자리와 교류의 경험을 얻는 기회가 되고, 지역은 서울청년의 패기와 아이디어로 경제ㆍ문화를 활성화하는 상생모델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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