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우한 폐렴 관련 여행 제한, 모든 조치 고려”
중국 전역에 불필요한 여행 자제 권고
페이스북 등은 직원 중국 여행 자제 권고
미국 정부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수요 감소를 이유로 일부 중국행 항공편을 취소하는 등 기업들의 대응도 가속화하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향후 중국에 대한 여행제한 가능성에 대해 “들어오는 추가 정보에 따라 결정할 것이며 모든 조치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CNBC방송은 정부 고위 관계자를 출처로 백악관이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 조치가 미국뿐 아니라 중국을 드나드는 모든 항공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대로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미ㆍ중을 오고가는 항공편의 일괄 취소 방안은 논의된 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보도에 인용된 관계자 역시 “상황에 따라 모든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이론적으로는 항공편 일괄 취소 등의 대책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에이자 장관은 우한 폐렴과 관련한 검역 대상 공항을 기존 5개 공항에서 20개 공항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중국 여행 경보를 확대해 중국 전역에 대한 불필요한 여행은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에이자 장관은 “미국인들은 이것(우한 폐렴)이 잠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공공보건 위협이라는 점은 알아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스스로의 안전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확산하는 불안감을 불식시키려 애썼다. 미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방법은 확보했지만 치료 방법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세계 각국의 국제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여행을 줄이는 조치를 시행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2월 1일부터 8일까지 베이징ㆍ홍콩ㆍ상하이 등을 오가는 항공편 24편을 ‘급격한 수요 감소’를 이유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정부 역시 중국 거주민의 개별적 해외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상태라 미ㆍ중 간 여행은 양방향 모두 사실상 수요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 외에는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가 베이징ㆍ난징을 오가는 노선을 취소했고 한국의 에어서울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 홍콩 캐세이퍼시픽과 대만 중화항공은 일부 항공편을 조정했고 중국의 중국국제항공ㆍ동방항공ㆍ남방항공을 포함한 다수 항공사들이 중국내외를 오가는 항공편에 대한 환불 수수료 면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대형 정보기술(IT)기업 페이스북은 미국 대기업 가운데서는 최초로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중국 여행을 취소하고 만약 중국으로 여행했다면 재택근무를 할 것을 권고했다.
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 최대은행인 HSBC는 직원들의 홍콩행은 2주간, 중국 본토행은 무기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또 최근 중국에 방문한 직원에게는 14일간 자체 격리를 주문했다. HSBC는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지만 홍콩에도 세계 주요 은행 가운데서는 가장 큰 규모로 영업하고 있다. 국제 은행인 골드만삭스와 스탠다드차터드 역시 유사한 조치를 내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LG그룹 등이 계열사 직원의 중국 전역에 대한 출장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중국 출장 자제 권고를 내렸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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