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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기 아동 5~10%가 틱 장애… 혼내거나 다그치면 더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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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기 아동 5~10%가 틱 장애… 혼내거나 다그치면 더 악화”

입력
2020.02.01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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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한양대 교수 “음성ㆍ운동틱 동시 장애 아니면 성장하며 대부분 사라져”

지난 28일 경기 구리시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최준호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틱 장애에 적절히 대처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지난 28일 경기 구리시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최준호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틱 장애에 적절히 대처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겉으로 나타난 증상에만 집중해 아이를 다그치면 안 됩니다. 주변에 협조를 구하고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가 계속 어깨를 떨거나 이상한 기침 소리를 내는 ‘틱 증상’을 보일 때, 부모가 취할 바람직한 자세를 묻는 질문에 최준호(53) 한양대 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 같이 답했다. 아이 스스로도 조절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 아이의 불안감을 키우고, 나아가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만난 최 교수는 “틱에 대한 과도한 편견과 불안감을 거두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틱 장애의 원인은 무엇인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유전적 요인과 뇌 손상, 신경전달체계 이상 등이 틱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변수들인데, 이 중 무엇이 핵심 요인인지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뇌는 여러 기능이 서로 연결된 복합적 네트워크다. 어떤 정신질환의 원인을 뇌의 특정 부분에 한정해 규명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틱 장애는 얼마나 흔한가.

“단순하게 몸을 움직이는 운동틱, 이상한 소리를 내는 음성틱은 정도 차이는 있으나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학령기 아동의 5~10%에서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둘 모두를 경험하는 뚜렛 장애는 1,500명당 한 명꼴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 어떻게 치료하나.

“주로 약물로 치료한다. 운동 기능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량을 약물로 조절해 틱 증상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다만 틱 증상이 습관으로 굳어져 버린 환자는 약물 치료로 효과를 못 볼 수 있다. 이럴 땐 심리행동치료가 추가로 필요하다. 예컨대 환자들은 무언가 불편해지면 이를 틱 증상으로 해소하려는 충동을 느끼는데, 더 강한 자극을 줘서 증상 악화를 막는 방법이다. 모기에 물려 간지러우면 환부를 손톱 등으로 누르는 경우와 유사하다.”

-아이가 틱 증상을 보이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운동틱과 음성틱이 동시에 나타나는지 살펴봐야 한다. 어느 하나에만 해당할 경우, 성장 과정에서 대부분 사라진다. 그러나 두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뚜렛 장애는 만성화할 수 있어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아이를 혼내거나 야단치는 방식은 부적절하다. 아이가 틱 증상의 결과를 ‘처벌’로 생각하면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 더 악화될 뿐이다. 아이의 증상에 너무 주목하지 말고,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잘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틱 환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여전히 많은데.

“우리 모두는 아무리 멀쩡해 보여도 저마다 조금씩 정신질환 일부를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99%의 정상과 1%의 비정상이 아니라, ‘1%의 정상과 99%의 비정상’이 있다고 봐야 한다. 뚜렛이나 틱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질환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주변에 틱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타인과 별반 다르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김민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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