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이용객들에게 마스크를 나눠 주고 있다. 뉴시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지역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우한폐렴 대응체계를 최상위인 ‘심각’ 단계로 정하고 감염자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는 제주지역인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외국인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우한 폐렴 대응을 정부 대응(경계)보다 한 단계 위인 '심각' 단계로 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까지 제주에서 우한 폐렴 확진 환자나 의심증상으로 치료받는 환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중국 우한을 방문했던 50대 중국인 여성 등 2명이 두통과 발열 증세 등을 보여 검사를 받았고, 이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도는 우선 우한 폐렴 감염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제주검역소와 함께 공ㆍ항만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도는 입국자 중 우한 폐렴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곧바로 제주공항 검역 진료실로 격리 조치하고, 의사 면담 후 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또한 의심환자 주변 밀접 접촉자에 대해서도 확진 판정이 있을 때까지 공항 내 진료실에서 대기 조치된다. 현재 제주공항에는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모든 항공기 탑승자를 대상으로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하고, 발열 감시와 1대1 체온 감시를 시행 중이다. 도는 또 제주자치경찰단의 협조를 받아 여권 대조를 통해 중국 우한 지역을 경유했는지 등의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도는 제주대병원, 한라의료원, 한마음병원, 한국병원, 중앙병원, 서귀포열린병원, 서귀포의료원 등 도내 7개 의료기관을 선별 진료소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제주국제공항에 마스크를 쓴 이용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제주관광업계도 비상에 걸렸다. 사스 사태 이후 침체에 빠졌던 외국인 관광시장이 지난해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번 우한 폐렴 사태로 또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지난 24일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해외관광객 중단 조치 등으로 인해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24~30일) 동안 3만명에 가까운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에 방문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절반 가까이 여행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진 춘절 연휴 기간 동안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총 8,893명으로, 예상 관광객(1만4,394명)의 62%에 머물렀다. 또한 24~26일 3일간 제주-중국 직항 19개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56.0%로, 춘절 연휴 전주인 17~19일 88.5%에 비해 32.5%포인트 급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취소 사태로 인해 도내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중국인 예약취소 사례도 350여건, 3000여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2월 13~27일로 예정됐던 중국 쯔보시 축구단의 제주 전지훈련도 취소되는 등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제주관광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고, 의심증상 발견시 신고할 수 있는 연락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특히 인터넷 등을 통해 제주가 우한 폐렴 무방비 지역인 것처럼 유포하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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