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한국산 마스크 주문 쏟아져
“재고 2억1,000만개서 2,000만개 남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도로 확산한 2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약국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요? 이미 중국 사람들이 다 쓸어갔죠. 모레는 돼야 살 수 있어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찾자 약사 홍모(51)씨는 이렇게 말했다. 홍씨는 “중국인 관광객 중 한국에 있는 동안 착용하기 위해 소량만 사가는 분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100개 단위로 구매했다”며 “오늘 아침에만 7명이 100개 이상 구입해 지금은 재고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앞다퉈 ‘마스크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중국인들의 대량 구매까지 겹치자 일부 지역 매장에서는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확인한 남대문시장과 서울 명동 인근 약국 3곳 및 편의점 2곳은 이미 마스크 재고가 바닥난 상태였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의 한 호텔 내 편의점 직원 박모(23)씨는 “며칠 전부터 매일 마스크를 준비했는데 점심이 되기 전 다 팔린다”고 말했다. 편의점 GS25에선 연휴 기간인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마스크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13% 급증했다.

명동의 약국들 중에는 설 연휴기간 사재기를 경험한 뒤 발 빠르게 마스크를 추가로 대량 구비해둔 곳도 있었다. A 약국의 약사는 “중국 ‘큰손’들은 이미 춘제(春節ㆍ중국의 설날) 때 휴가를 내서 마스크를 다 사갔다”며 “당분간 계속 찾을 것 같아 오늘 새로 물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마스크를 사재기하는 것은 중국 현지에서 구하기가 어려운 게 큰 이유라고 한다. 명동 B 약국 관계자는 “우한 폐렴으로 춘제 연휴가 길어지면서 마스크 공장들도 멈췄다는 얘기를 관광객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국산 마스크가 감염 차단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대량 구매의 이유로 알려졌다.

국내 마스크 업계는 때아닌 호황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한 마스크 제작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수백만 장씩 주문이 밀려들어오고 있다”며 “얼마 전까지 재고가 2억1,000만 장 정도였는데 지금은 2,000만 장 가량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