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최우수선수(MVP) 원두재(23ㆍ울산)에게 이번 대회는 축구인생의 큰 터닝포인트였다. 김학범(60) 감독 믿음 아래 수비형 미드필더로 종횡무진 했고, 공격수들을 제치고 당당히 MVP로 선정됐다. 대회 전까지 그의 이름을 아는 이는 드물었지만, 대회를 마치고 입국할 땐 일약 ‘스타’로 거듭났다.
원두재는 선수단과 함께 28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좀 더 잘해야 한다”고 웃어 보였다. 대회 우승과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그는 “매 경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연장전까지 간 결승전이 가장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김학범호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원두재는 중국과 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결장했지만 나머지 5경기에 모두 풀타임 출전하면서 한국 축구의 역대 첫 AFC U-23 챔피언십 제패에 숨은 공신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전사인 김남일의 별명을 이어받아 ‘제2의 진공청소기’란 별명을 얻은 그는 결승 직후 MVP로 선정됐다.
원두재는 “나 말고 받을 선수들도 많았는데 상을 받게 돼 얼떨떨했다”라며 “감독님과 동료들도 축하를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원두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 현대로 이적해 K리그를 처음 경험하게 된다. 각오 또한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원두재는 “한국에서 저를 모르는 분들이 많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팬이 저를 알게 된 것 같다”라며 “앞으로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할 것 같고, 좀 더 잘해서 팬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학범 감독이 2020 도쿄올림픽의 목표를 ‘동메달 이상의 성적’으로 정한 것에 대해선 “감독님이 얘기했다면 당연히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도 노력해서 목표를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일본에서 뛰어서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K리그에서 뛰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 드린다”고 강조했다.
인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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