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미 아빠' 김병호(47)가 PBA 정규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극적인 우승에 성공했다.
김병호는 27일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PBA 투어 7차전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 결승전(7전4선승제)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와 약 3시간에 걸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4-3(15-7 8-15 13-15 15-8 15-6 1-15 11-7)으로 물리쳤다.
1세트를 따낸 김병호는 2, 3세트를 내준 뒤 4,5세트를 가져갔다. 그러나 6세트를 1-15로 내줬다. 단 11점으로 승패가 갈리는 최종 7세트에서 김병호는 3이닝까지 1-7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4이닝에 하이런 10점을 몰아치며 대역전승을 거뒀다. 김병호는 우승상금 1억원을 손에 넣었다.
김병호는 경기 후 "이번 대회 전까지는 1부 잔류가 목표였다. 그만큼 마음을 비우고 쳤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최근 일하던 당구장에서 매니저 일을 그만두면서 생활고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오히려 연습량이 늘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병호는 "그간 당구가 좋아서 쳤지 당구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다"며 "프로가 되면서 이렇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병호는 LPBA에서 활약 중인 김보미(23)의 아버지로 더 유명하다. 이날 '아빠 사랑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응원을 펼친 딸에 대해 김병호는 "경상도 사람이라 서로 제대로 표현을 못하고 지내는데, 당구를 잘 치다 보니 이렇게 딸에게 애정표현을 듣는 날도 생기는 것 같다"며 "언제까지나 나는 내 자신보다는 딸을 더 응원할 것 같다"고 부정을 드러냈다. 김보미는 "마지막 세트에서 마르티네스 선수가 7점을 먼저 낸 상황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아빠가 10점을 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그간 그 누구보다도 연습을 많이 한 아빠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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