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우한 폐렴 확진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세 번째와 네 번째 확진자가 거쳐간 동선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해당 지역 일대에 ‘우한 폐렴’ 공포가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호텔에선 예약 취소가 빗발쳤고 일시적으로 문을 닫은 병원도 나왔다. 특히 네 번째 확진자의 경우 감기 증세로 앞서 2차례나 동네 의원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역망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쏟아진다.
27일 질병관리본부는 54세 한국인 남성인 세 번째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했다. 이 남성은 지난 2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국내로 입국할 때 ‘무증상 입국자’로 인천공항 검역대를 통과해 5일 동안 서울 강남과 한강 주변, 일산 등을 다니며 일상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이 남성이 다녀간 이동 경로가 공개되자 해당 지역 일대엔 큰 혼란이 일었다. 이 남성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소재 글로비 성형외과와 식당을 들른 뒤 강남구 역삼동 소재 ‘호텔뉴브’에서 투숙했다. 현재 이 남성이 머무른 호텔에선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이 호텔에 따르면 소독했으니 그냥 묵겠다는 고객도 있지만 온라인 예약 10건 중 8건이 취소됐다. 이 호텔은 현재 고객들에게 전화로 상황을 설명하고 취소를 원하는 고객에겐 환불을 해주고 있다. 앞서 이 남성이 다녀간 사실을 확인한 뒤 곧바로 확진자 동선을 따라 소독 작업을 마쳤지만 고객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 남성이 두 차례 방문한 글로비 성형외과는 이날도 정상 진료를 했다. 이 병원은 지난 26일 질본의 연락을 받고 곧바로 병원 전체를 방역 소독했다. 일부 고객이 예약을 취소하긴 했지만 대부분 고객은 큰 동요가 없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이 병원은 방문자 전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었다. 세 번째 환자 접촉자는 74명으로 파악됐다. 호텔 종사자 1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돼 격리됐으나 음성으로 판정나면서 격리해제됐다.
네 번째 확진자는 이날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들렀던 의료기관은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365○○의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방문한 뒤 20일 귀국했고, 21일 감기 증세로 365○○의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았다. 평택 거주민인 이 환자는 이 곳을 두 번째로 방문한 25일 증상이 심화돼 보건소에 신고된 뒤 격리 조치를 받았다. 365○○의원은 작은 규모의 동네의원으로 연중무휴여서 환자가 구정연휴인 25일에도 내원을 할 수 있었다. 결국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간 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났던 셈이다. 당국은 이 환자가 격리 전까지 거쳐간 동선을 파악 중이다. 이 환자가 두 차례 방문한 해당 의원은 현재 진료 중단 및 소독 명령 조치가 이뤄진 상태다.
김정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