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지검장 결재 없이 최강욱 기소”… 대검은 “검찰총장이 최종 지휘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긴급 관계기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한 검찰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아 감찰까지 거론한 것을 두고 법조계가 시끄럽다. 법무부가 감찰을 강행한다면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내겠다는 의도로 비칠 수 있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은 새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종적인 지휘권이 검찰총장에게 있는 것이 명백한 만큼 감찰이나 징계가 불가능하다는 게 검찰 안팎의 중론이다.

추 장관은 설 연휴 직전 검찰이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하자 “적법절차를 위반한 날치기 기소”라고 강력 비판하면서 감찰을 예고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승인ㆍ결재 없이 윤 총장의 지시에 따라 최 비서관을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팀의 절차 위반을 문제 삼은 것이다. 법무부는 “검찰청법 및 위임전결규정 등 위반 소지가 있다”며 “감찰의 시기, 주체, 방식 등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가 문제 삼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위임전결규정에는 중앙지검 검사들이 지검장 결재 없이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의 범위가 정해져 있다. 여기서 ‘고위공무원단 등 중요 피의자 사건이나 이에 준하는 사회저명 인사에 대한 사건’은 지검장 결재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고위공무원단 사건으로 반드시 지검장의 결재·승인을 받아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지검장의 ‘결재권’보다, 검찰총장의 ‘지휘권’이 앞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위임전결규정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서울중앙지검 총무부가 만든 내부 규정일 뿐이고, 총장의 지휘권은 검찰청법에 명시된 권한이라는 것이다. 한 현직 검사는 “누구에게 결재를 받을 것인지에 대한 내부 절차가, 검찰청법상 지휘감독권에 따른 총장의 지시보다 우선할 순 없다”고 말했다.

검찰총장이 지검장을 빼고 기소를 지휘한 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진 몰라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검찰청법은 ‘검찰총장, 각급 검찰청의 검사장 및 지청장은 소속 검사의 직무를 자신이 처리하거나 다른 검사로 하여금 처리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검찰총장은 모든 검사와 사건을 지휘할 수 있다고 보는 게 다수설이다. 이에 따라 검찰총장은 총장 보고가 이뤄지는 주요 사건 등에 대해 지휘해 왔다. 수도권의 한 차장검사는 “총장에게 하는 주요사건 보고는 수사지휘를 전제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의견이 갈릴 때 총장이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찰 내부에선 법무부가 감찰을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절차의 위법성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윤 총장을 흔들기 위한 목적의 감찰로 비춰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도권의 한 검사장은 “총장이 지휘권을 행사한 사건에 전결권한을 따지는 것은 굉장히 지엽적인 이슈”라며 “법무부가 나서 감찰이나 징계를 운운하는 것은 매우 정치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 감찰팀의 편향성도 도마에 올랐다. 박은정 신임 감찰담당관이 친문(親文)으로 분류되는 이종근 차장검사의 부인이라는 점 때문에 공정한 감찰이 어려울 것이라는 검찰 내부의 시선이 적지 않다. 이 차장검사는 조 전 장관 아래서 검찰개혁추진단 부단장을 맡았고, 추 장관 청문회준비단에서 활동한 뒤 이번 인사에서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남부지검 1차장으로 발령났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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