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ㆍ김여정과 설 공연 관람… ‘정면돌파전’ 위해 백두혈통 동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 당일인 25일 삼지연극장에서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생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리 여사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사이에 앉아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6년 넘게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춰 ‘독살설’ ‘자살설’ 등에 휩싸였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친동생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백두 혈통’인 김 전 비서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동석한 모습을 26일 공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은 이날 “김정은 동지가 리설주 여사와 함께 25일 삼지연극장에서 설 명절 기념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하면서 김경희 전 비서가 함께 자리한 사실을 공개했다. 특히 공연 참석자를 나열하면서 김 전 비서를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다음으로 언급했다. 이어 리일환 노동당 부위원장, 조용원ㆍ김여정 당 제1부부장, 현송월 부부장 등의 순으로 거명했다.

1946년생인 김 전 비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유일한 친동생으로, 김정일 체제에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엔 ‘고모’로서 한 동안 후견인 노릇을 했으며, 정치국 위원을 맡아 군 경력 없이 대장 계급장을 달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비서는 2013년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 같은 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65주년을 맞아 열린 노농적위군 열병식, 조선인민내무군협주단 공연 등에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직후였다.

같은 해 12월 남편 장성택이 ‘반혁명분자’로 몰려 처형되자, 국내외 언론들은 부부 동반 숙청설부터 뇌졸중 사망설, 자살설 등 미확인 보도를 쏟아냈다. 미국 CNN 방송도 김 전 비서가 독살됐다고 보도했으며, 국내 탈북자 단체 등도 김 전 비서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 전부 오보로 판명됐다.

북한 매체들이 연초부터 김 전 비서의 생존 사실을 공개한 것은 ‘백두산 혈통’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미국 주도의 북핵 제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두 차례 백두산을 등정하면서 선대의 ‘항일 빨치산’ 정신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 등을 돌파하겠다고 공언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장성택 처형과 김정남 암살 이후 김정은 가족의 불화와 갈등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백두혈통의 결속과 김정은 가족의 화합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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