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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복무기간 줄어드니 학군ㆍ학사장교 지원율이 감소… 국방부 고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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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복무기간 줄어드니 학군ㆍ학사장교 지원율이 감소… 국방부 고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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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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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 2.0’에 따라 올해도 병사들의 복무기간이 단축되고 복지도 향상된다. 반면, 의무 복무기간이 3년에서 줄지 않은 학군 및 학사 장교 지원이 차츰 줄고 있어 일정 수준 간부를 확보하려는 정부의 고심이 깊다.

 병사 복무 기간 줄고, 월급은 올라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방부는 장병 복무여건 개선을 위해 복무기간을 3개월 줄이는 방안을 계속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육군과 해병대는 종전 21개월에서 18개월, 해군은 23개월에서 20개월, 공군은 24개월에서 22개월로 복무기간이 준다. 타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무기간이 긴 공군은 병역법을 개정해 한 달 더 줄여 21개월로 줄일 계획이다.

병사들 봉급도 계속 올릴 예정이다. 2022년까지 2017년 기준 최저임금의 50% 수준까지 순차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2019년에 복무한 병장은 40만5,700원의 월급을 받았지만 올해 병장으로 복무하면 54만900원을 받는다. 2022년에는 67만6,100원까지 오른다. 월급을 허투루 쓰지 않고 제대 후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장병 내일 준비적금’ 제도도 병행한다. 금전 관리를 잘만 하면 병사로 입대해 의무 복무를 마치고 전역하면서 한 학기 대학 등록금 수준인 600만원가량 모을 수 있게 됐다. 국방부는 이밖에도 군 복무 중 학력ㆍ경력 단절을 해소하기 위해 장병들의 자기 개발을 지원해 대학 원격강좌 수강료를 50% 내 주고 검정고시 등의 교재비도 지원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과 후엔 휴대폰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장병들 복무 여건이 이렇게 향상되면서 ‘나 때는 말이야’ 같은 시샘에도 불구하고, 군 복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복무 기간이 전혀 줄지 않는 학사ㆍ학군 장교로 지원하는 비율을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출산으로 인해 곧 다가올 인구 절벽 등에 대비해 군 간부를 확충해 그 공백을 메우는 등 간부 인력운용체계 개편을 검토 중이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병(兵) 일과 후 휴대폰 사용’ 시범운영 부대인 경기 가평군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부대 생활관에서 지난해 1월 31일 오후 병사들이 통화와 문자메시지 전송, 인터넷 강의 시청 등 자유롭게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병(兵) 일과 후 휴대폰 사용’ 시범운영 부대인 경기 가평군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부대 생활관에서 지난해 1월 31일 오후 병사들이 통화와 문자메시지 전송, 인터넷 강의 시청 등 자유롭게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사ㆍ학군 장교 지원율은 하락 추세 

흔히 ‘ROTC’라고 불리는 학군장교 지원자는 지난 5년간 약 35% 줄어 들었다. 2015년 1만9,693명 지원했지만 지난해 1만2,618명이 지원해 지원율이 4.4대 1에서 3.1대 1로 하락했다. 육군은 4.5대 1(2015년)에서 지난해 3.2대 1로, 해병대는 2.4대 1에서 1.2대 1로, 해군은 2.8대 1에서 1.9대 1로 줄었다. 공군만 2.7대 1이던 것이 3.2대 1로 늘었다. 이는 학군단을 늘리고 있는 공군 사정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대학 졸업 후 시험을 치르고 일정 수준을 충족해야 갈 수 있는 학사장교도 마찬가지다. 2015년에는 9,170명이 응시했지만, 지난해엔 5,495명이 도전해 지원율이 4.9대 1에서 3.4대 1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육군 학사장교 지원율은 4.8대 1에서 3.4대 1로, 공군은 3.7대 1에서 2.0대 1로, 해병대는 7.4대 1에서 3.3대1로 각각 떨어졌다. 해군은 지난해와 2015년 모두 5.9대 1이었지만, 지원자 수를 살펴보면 2015년 2,288명에서 지난해 1,868명으로 줄어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5월 공군 교육사령부 대연병장에서 열린 ‘제142기 공군 학사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신임 소위들이 경례하고 있다. 진주=연합뉴스
지난해 5월 공군 교육사령부 대연병장에서 열린 ‘제142기 공군 학사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신임 소위들이 경례하고 있다. 진주=연합뉴스

국방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안 그래도 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인구 절벽이 임박해 현역 복무자원이 절차 감소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2022년 병역의무자가 25만7,000명 수준으로 8만명가량이 줄고 2037년 이후에는 20만명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국방부는 간부 숫자를 단계적으로 늘리고 숙련도 높은 중간 간부를 확대해 기존에 피라미드 구조였던 계급별 정원구조를 항아리형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도 지원자가 충분할 때나 가능하다. 단기적으로는 학군 및 학사 장교 지원자들에게 지급하는 단기복무장려금을 지난해 200만원에서 올해 300만원으로 늘리고 홍보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장기 복무자 선발률을 26%에서 30%로 늘려 직업으로써 군 간부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위험직무나 격오지 근무자의 특수업무 수당 등을 늘리는 유인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적으로 모병제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정부 관계자는 “간부들의 적절한 충원을 위해 기존의 많이 뽑아서 많이 떨구는 ‘대량 획득 대략 손실’ 개념에서 적정 인원을 뽑아 장기적으로 활용하는 구조가 안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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