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열린 낙태 반대 집회 '생명을 위한 행진' 행사에 미 대통령 최초로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 최초로 연례 낙태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주요 지지층인 보수주의자와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표심을 결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열린 낙태 반대 집회 ‘생명을 위한 행진’ 행사에 이례적으로 등장, 수천 명의 참석자 앞에서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미국 대통령으로서 여러분을 지지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태아들은 백악관에서 더 강력한 옹호자를 가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강경한 낙태 반대론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낙태 권리를 옹호하는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낙태 문제에 관한 한 그들(민주당)은 나를 뒤쫓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기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승리할 것”이라고 해 현장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이에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3년 동안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정책, 특히 낙태 문제를 포용해왔다”며 “낙태를 지지하는 민주당원들은 극단주의자로 묘사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1973년 연방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결에 따라 임신 6개월까지 여성이 중절을 선택할 헌법상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 색채가 짙고 기독교 성향이 강한 남부와 중부 지역 중심으로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대표적인 지지기반이기도 하다.

‘생명을 위한 행진’은 미 전역의 낙태 반대 활동가들이 모이는 최대 규모의 행사로, 낙태 합법화 판결 이듬해인 1974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47회째를 맞았다. 역대 대통령들은 낙태에 반대하더라도 국민 통합 차원에서 해당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것만 것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널드 레이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은 행사 주최측을 백악관에 초대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드러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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