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는 굿놀이로 경자년 새봄 소식을 처음 알리는 제주 탐라국입춘굿이 2월 1일부터 4일까지 제주시 목관아 일대에서 열린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2020 경자년 탐라국입춘굿’은 ‘신들의 고향’이라 불리는 제주의 1만8,000 신들이 역할과 임무가 바뀌는 ‘신구간’(新舊間)이 끝나고 새로운 신들이 좌정하는 ‘새 철 드는 날’인 입춘에 민ㆍ관ㆍ무(巫)가 하나 돼 벌였던 축제다. 탐라시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입춘굿은 일제의 문화 말살 정책으로 단절됐다가 1999년 복원된 후 해마다 열리며, 올해 스물두번째 맞는 제주의 대표적 민속축제다.
‘우리가 봄이 되는 날’이란 주제로 열리는 올해 입춘굿은 낭쉐코사(2월 1일), 거리굿(2월 2일), 열림굿(2월 3일), 입춘굿(2월 4일) 등 순으로 진행된다. 낭쉐코사는 입춘 전날 심방(무당)들이 주사에 모여 나무로 만든 소 모형인 ‘낭쉐’(나무로 만든 소)를 만들고 금줄을 친 후 고사를 지내는 것을 재현한 것이다. 입춘굿을 주관하는 큰심방이 제를 지낸다.
올해 입춘굿은 목관아 건물 내부 전체를 활용해 체험과 전시 등을 진행한다. 목관아 마당을 비롯해 연희각, 홍화각, 영주협당, 우련당 같은 곳에서도 다채로운 입춘굿 부스가 운영된다. 또 시민들이 제작하는 입춘등 만들기, 입춘굿 그림책 제작과 원화 배포, 사리살성 시민참여 콩뿌리기 등도 마련된다. 이외에도 입춘천냥국수, 제주향토음식, 입춘주전부리와 30개에 달하는 시민참여 체험마당도 운영된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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