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마이애미=로이터 연합뉴스

“증인 소환에 실패한 민주당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스타 증인’을 탄핵심리 무대로 데려왔다. 바로 트럼프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심리에서 공격수를 맡은 민주당의 전략을 이렇게 설명했다. 탄핵의 핵심 사건인 ‘우크라이나 스캔들’ 전후 상황을 잘 알아 뇌관으로 불린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증언대에 세우지 못한 민주당이 선택한 증인은 트럼프였다. 탄핵심리가 진행되는 3일 내내 회의장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이고 가끔은 도가 넘는 발언들을 담은 영상을 직접 골라 상영한 것이다. 사익을 채우기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고 의심할만한 그의 발언들을 직접 인용하는 게 주요한 민주당의 전략이었다.

하원 소추위원단을 이끄는 애덤 시프(민주당) 하원 정보위원장은 ‘24시간’ 변론 이틀째인 이날도 6개의 트럼프 영상을 의회장 스크린에서 재생했다. 한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가 된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무엇을 바란 것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들이 정직하다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중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내용이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군사지원비용 보류를 언급한 이유가 다른 게 아닌 우크라이나 내부 부패에 대한 우려 탓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정적인 바이든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압박하려는, 즉 사적인 이익을 위한 일이 아니었다는 설명이었는데 이를 트럼프 스스로 정면으로 부정한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시프는 “대통령의 말에서 그의 최우선 목표가 다름 아닌 ‘재선’이라는 점을 직접 들을 수 있다”고 비꼬았다.

NYT는 “대개 정치인들이라면 카메라 앞에서 절대 하지 않을 발언들을 놀라울 정도로 여과하지 않고 말하는 트럼프의 정치 접근법을 (민주당이)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전략에도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반응은 첫날과 별 차이가 없었다. 민주당 하원의 변론 내용이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결국 ‘트럼프 비디오 증인’ 전략도 탄핵을 결정할 상원의원들을 설득하기 보단 생중계를 보는 대선 유권자들을 향한 홍보 수단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하원 소추위원단은 25일 주어진 24시간 중 남은 8시간 가량을 이용해 마지막 공격에 들어간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이 3일에 걸쳐 24시간 변론 기회를 갖고 나서 상원의원들에게 질문할 16시간이 주어진다. 증인 소환 여부도 여기서 채택되는데, 추가 증언이 무산될 경우 이르면 31일 표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를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민주당은 당내 의원 전원 동의는 물론 공화당 이탈표가 최소 20표는 필요하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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