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재외공관장회의서 외무상 교체 임명 알려
북한이 신임 외무상에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임명한 사실을 23일 공식화했다. 대남라인을 맡아온 리선권을 외교 수장인 외무상에 임명한 것은 파격적 인사로 평가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설명절에 즈음하여 외무성이 우리나라 주재 외교단을 위해 오늘 연회를 마련했다”며 “외무상 리선권 동지를 비롯한 외무성 일꾼들이 여기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평양 주재 외국대사관에 리선권의 외무상 임명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날 재외공관장회의를 열어 외무상 교체 사실과 대외전략 재정비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린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리선권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강령적 과업을 높이 받들어 우리 인민이 사회주의 건설의 전진도상에 가로놓인 난관을 자력갱생의 힘으로 정면돌파하기 위한 총공격전에 떨쳐나선데 대하여” 언급했다면서 “공화국 정부의 대외정책적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참가자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의 건강을 축원하고 외교대표들의 나라 국가수반들의 건강을 축원하였다”고 덧붙였다.
리선권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대남 강경파’로 분류된다. 군 출신으로 국방위원회 정책국장, 조평통 위원장 등을 맡아 대남업무를 주로 해왔고, 남북군사 및 고위급회담의 협상을 맡았다.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을 찾은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라고 핀잔을 주는 등의 막말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리선권 체제의 북한의 대외 외교라인이 더 경직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단을 경계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냉면 발언’은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야 하는데 일부만 전달돼 와전된 측면이 있다”며 “향후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리선권이 강경파여서 기용했다기보다 북한 입장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성과를 낸 시점(하노이 북미 2차정상회담 이전)까지 협상을 이끌었던 ‘김영철 라인’으로 돌아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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