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돌보지 못하는 야생동물 위해 전세계서 관심 쏟아져 
 호주 코알라 지정해 후원하는 ‘랜선 입양’까지 
수단의 한 동물원에 갇힌 채 굶주려가는 사자들과 호주 산불로 멸종 위기에 처한 코알라를 위해 전 세계 '랜선 집사'들이 주머니를 열어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EPA=연합뉴스

동물을 직접 키우지 않고 인터넷으로 지켜보며 후원까지 하는 ‘랜선 집사’들이 국경을 넘어 해외 야생동물들도 돌보고 있다.

수단 수도 하르툼에 사는 오스만 살리가 1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사자 사진을 올렸다. 뼈에 가죽만 붙은 채 겨우 숨쉬고 있는 숫사자와 암사자들의 모습이 알려진 계기다. 이 사자들은 수단의 알쿠라시 공원 내 방치된 상태였는데, 약 3주 만에 깡마르게 될 정도로 먹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공원 직원들이 사비로 사자들을 먹이고 있다고 알려졌다.

살리가 공개한 사자들의 처참한 모습에 랜선 집사들은 안타까워하며 너도나도 지갑을 열겠다며 나섰다. 이들은 살리의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고 메시지를 보내며 후원 방법을 문의했다. 이에 살리는 “메시지가 너무 많아 와서 답장하기가 어렵다”며 “안전하고 믿을 만한 기부 방법을 알아볼 테니 기다려달라”고 안내해야 했다. 수단 내 정치적 상황 등으로 안정적 기부 채널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기부 채널을 기다리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단동물구조(#SudanAnimalRescue) 해시태그 릴레이 운동을 펼치며 수단 사자 살리기에 힘을 모으고 있다. 이들의 노력 끝에 수단 사자 랜선 집사들의 관심 끝에 이곳 사자 4마리는 수단 내 동물보호단체의 응급처치를 받고 있지만, 치료 과정에서 암사자 한 마리가 숨졌다.

수단의 한 동물원에 갇힌 채 굶주린 사자들. 페이스북 캡처

글로벌 랜선 집사들은 호주 산불로 서식지를 잃어 멸종 위기에 처한 코알라들도 돌보고 있었다. 코알라를 지정해 후원하는 ‘코알라 랜선 입양’까지 등장했다. 호주 동물보호단체 ‘코알라 병원’에서는 실제 코알라를 입양하는 대신 40~70달러(약 4만3,000~7만7,000원)를 후원할 수 있다. 병원은 ‘입양’ 형태로 된 후원금을 받아 코알라를 구조하고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한다. 코알라를 입양한 랜선 집사들은 온라인으로 입양 증서도 받을 수 있다.

국내 환경단체를 통한 랜선 집사의 기부도 가능하다. ‘환경운동연합’이 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부 채널을 통해 모금한 ‘호주 산불 후 살아남은 동물들에게 먹이가 필요해요!’ 프로젝트는 2,094명이 참여해 12일 만에 기부 금액 990만원을 넘겼다. 환경운동연합은 모금액을 호주 산불 피해지역의 야생동물 구조와 치료 및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는 정책 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