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8ㆍ토트넘)이 설 명절을 앞둔 국내 축구팬들에게 반가운 골 선물을 안겼다. 한 달 반 만에 골 침묵을 깬 손흥민은 “자신감을 되찾을 골이 필요했다”며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노리치시티와 1-1로 맞선 후반 34분 머리로 결승골을 넣었다.
그의 골이 터지자 홈구장은 떠나갈 듯 뜨겁게 달아올랐다. 해리 케인(27)의 수술, 크리스티안 에릭센(28)의 이적설 등 공격진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가장 믿을 만한 공격수가 터뜨린 가뭄의 단비 같은 골이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8일 번리와의 EPL 16라운드에서 70m 넘는 드리블로 만들어낸 ‘원더골’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터진 손흥민의 골이다. 번리전 득점 이후 퇴장 징계로 우울한 연말을 보낸 손흥민은 EPL,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7경기에서 침묵하며 애를 태웠다.
하지만 이날 터진 시즌 11호 골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후반 34분 델레 알리(24)가 슈팅한 것이 상대 선수를 맞고 크게 굴절되며 위로 떴고, 골 지역 왼쪽에서 달려들어가던 손흥민이 머리로 밀어 넣은 게 결승골로 이어졌다.
손흥민의 활약을 앞세운 토트넘은 2-1로 승리, 최근 EPL에서 이어지던 4경기 무승(2무2패)의 사슬을 끊고 리그 6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경기 뒤 스퍼스TV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골은 특별한 골이지만 오늘 골은 좀 더 특별하다”면서 “자신감을 되찾을 골이 필요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득점하지 못해) 힘들었고, 그래서 더 평정심을 유지하며 팀을 위해 뛰려고 노력했는데 마지막 순간 나에게 공이 왔다”고 골 장면을 돌아봤다. 손흥민은 “오늘은 이기는 것만이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며 “승점 3점을 따내고,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팀 전체가 오늘 정말 열심히 싸웠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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