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4000명과 함께 방한했다 귀국
자국 내 부정적 여론 때문 추정
최근 임직원 4,000여명과 함께 한국을 찾아 관심을 끌었던 중국 기업 대표가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한 사실이 알려져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관광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선양(沈阳)에 본사를 둔 건강식품ㆍ생활용품 제조사 이융탕(溢涌堂) 임직원 4,150명은 포상(인센티브)관광차 이달 7, 8일 이틀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이 예약한 호텔 객실과 차량만 각각 1,120실, 버스 134대에 달했다.
전세기 40편을 동원한 이 같은 대규모 방한은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국내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이 본격화한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이융탕의 푸야오(富饒) 회장도 이달 7일 임직원들과 함께 방한했다. 그는 당초 15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이었으나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조기 귀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융탕 임직원들은 예정대로 서울 인천 경기 등지에서 관광과 쇼핑을 즐기고 이달 12, 13일 전세기편으로 귀국했는데, 푸야오 회장도 비슷한 시기에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달 9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공식행사 도중 기자회견을 열어 “이융탕 그룹이 중국에서 영향력이 큰 만큼 다른 기업들도 따라서 한국을 올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관광당국과 업계는 중국 현지에서 이융탕을 비롯한 자국 기업이 대규모로 방한해 한국 언론의 관심을 받는 데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것이 푸야오 회장 조기 귀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이융탕 임직원 방한과 관련해 중국 언론에서 ‘중국인이 놀림감이나 봉이 된 것 아니냐’ ‘대접을 잘 못 받은 것 아니냐’ 등의 부정적 보도가 나왔고 많은 비판 댓글이 달린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한국 언론에서 한한령(限韓令ㆍ한류금지령)이 완전히 풀린 것처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광당국 한 관계자는 “푸야오 회장이 예정보다 빨리 귀국한 것은 맞지만 언제 귀국했는지, 왜 귀국했는지는 알지 못하고 있다”며 “사드 여파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도 유행하고 있어 여러모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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