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개정도 내 업적” 3번이나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취재진 앞에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 다보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은 애플의 최대 경쟁자”라며 애플이 삼성과의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관세 부과를 면제해 줬다며 자신의 성과를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 참석 중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알다시피 애플은 삼성과 경쟁 중이고, 삼성은 애플의 최대 경쟁자”라며 “솔직히 내가 애플에 관세 면제를 해주며 도와준 것이 경쟁에서의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 혜택을 받는 삼성과 달리 애플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물어야 할 상황이라 이를 면제해줬다는 취지로 삼성을 언급한 것이다.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산 PC 부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자 가격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며 관세 면제를 요청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1,5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지난해 12월 15일부터 1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엄포를 놨는데, 이 경우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하던 휴대폰이 관세 부과 대상에 오를 상황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 진전을 이유로 예정한 관세 부과를 철회하면서 애플의 중국산 휴대폰은 관세 영향권을 벗어나게 됐다.

팀 쿡 애플 CEO가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애플 스페셜 이벤트 2019’에서 발언하고 있다. 쿠퍼티노=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애플과 삼성의 경쟁 관계를 자신의 성과를 부풀리는 데 활용해왔다. 지난해 8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쿡은 넘버원 경쟁자인 삼성이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관세를 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며 “애플로서는 관세를 내지 않는 아주 좋은 회사와 경쟁하면서 관세를 내는 게 힘든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같은 해 11월에는 텍사스 오스틴의 애플 제품 조립 공장을 방문해 “우리의 문제는 삼성”이라며 “애플을 삼성과 어느 정도 비슷한 기준으로 처우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애플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며 범죄 수사에서 휴대폰 잠금장치 해제 협력을 거부하고 있는 애플을 압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취임 후 중국, 일본, 멕시코 등과 무역 협상을 벌여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찬하고 “나는 한국과 엄청난 합의를 했다”며 ‘단골 메뉴’인 한국과의 FTA 개정을 자랑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별도 기자회견과 폭스와의 인터뷰에서까지, 하루에 총 3번이나 한미 FTA 개정을 자신의 업적이라고 홍보하며 열을 올렸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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