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시ㆍ소설 등 당선 5명에 상금ㆍ상패… “글이 난관 견디는 힘 준다” 축사
[저작권 한국일보]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2020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당선자와 심사위원, 이영성(뒷줄 가운데) 한국일보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선자는 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차혜련, 김영경, 이홍도, 차도하, 신종원씨. 홍인기 기자

“제가 문학청년을 꿈꾸는 청소년일 때 사람들이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했습니다. 나보다 먼저 태어나고 싸우고 시 쓰는 사람들을 보면서 시를 썼습니다. 내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부정하고 긍정하던 어른들에게 한방 먹이기 위해 썼습니다. 그러니 저는 글을 쓰겠습니다. 문장을 열심히 갈아서 창으로 만들어 어딘가로 꾸준히 던지겠습니다.”(시 부문 당선자 차도하)

“당선됐다는 소식을 전한 뒤, 주변 동료들로부터 극작가 한 명이 잘되면 배우 60명이 연극하며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소수자와 변방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10명 20명의 관객을 만나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책임감을 갖고, 저의 글쓰기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떠올리며 써나가고자 합니다. 희곡은 인연이고, 드라마니까요.” (희곡 부문 당선자 이홍도)

2020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열렸다.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은 5개 부문별 당선자인 차도하(21ㆍ시) 신종원(28ㆍ소설) 이홍도(28ㆍ희곡) 차혜련(45ㆍ동화) 김영경(51ㆍ동시)에게 상금과 상패를 수여하고 작가로 첫발을 내딛는 이들을 축하했다.

심사위원을 대표해 축사를 맡은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올해 신춘문예 응모작이 굉장히 많았는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모를 할까 생각해봤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다르게 살겠다는 열망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상투적으로 살지 않겠다는 그 열망이 있다면 문학적 삶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이영성 사장도 “힘들 때 정호승 시인의 시를 떠올리며 버텼던 기억이 있다”며 “작가들의 문장 하나하나가 힘든 사람들에게 난관을 견뎌낼 수 힘을 준다는 걸 잊지 말아달라”고 응원을 보냈다.

소설 부문 당선자인 신종원 작가는 신부가 꿈이었던 어린 시절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다’는 성서 구절을 보며 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했다. 그는 “어쩌면 내 소설이 많이 불친절할 지 모르겠으나 저는 절대 독자를 포기하지 않을 테니 여기 계신 분들도 저를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올해 신춘문예 당선자중 최고령인 김영경 작가는 “쉰 살을 넘긴 저는 신춘이 아닌 쉰춘”이라며 “쉽지 않은 길이었만 넘어지고 헤매며 돌아온 그 길에 반짝이는 보석이 숨겨져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 시간이 싫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시인 박상순, 김민정, 서효인, 소설가 강영숙, 임현, 문학평론가 이광호, 신수정, 연극연출가 박해성, 동화작가 최나미,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 김유진씨와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수상자 가족 친지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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