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설족의 ‘덕질템’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죽공예 키트’ 제품. 옥션 제공

대구가 고향인 직장인 나연주(30∙가명)씨는 설 연휴가 길지 않아 귀성은 포기했다. 대신 그간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취미를 키운 가죽공예에 도전할 계획이다. 집에서 카드 지갑이나 필통 등을 만들며 조용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예년보다 짧은 연휴 탓에 귀성보다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혼설족(혼자 설을 보내는 사람)’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취미생활이나 놀이를 즐기려는 혼설족들이 많아지면서 이른바 ‘덕질(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 제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이 설을 일주일 앞둔 지난 10~16일 놀이 관련 상품 판매량을 작년 설 전 동기(2019년 1월 25~31일)과 비교한 결과, 만화와 게임, 전자책, 취미용품 등이 증가했다. 설 연휴 전 ‘덕질템’을 미리 구입해두려는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책과 음반이 큰 인기를 끌었다. 만화책과 음반의 판매량은 각각 67%와 169% 늘었다. 악기와 취미생활 품목 수요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쿨렐레는 36%, 포크기타는 37% 판매량이 늘었으며, 타악기 젬베는 321%, 트럼펫은 450% 늘었다. 가죽과 비즈 공예 제품도 각각 225%, 30% 더 판매됐다. 또한 편의점 전자쿠폰 판매량은 7배(665%)나 급증했다. 끼니나 허기를 간단하게 때우고,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려는 수요가 반영됐다는 게 옥션의 설명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혼설족이 명절용품으로 많이 선택한 악기 트럼펫. 옥션 제공
게임 제품인 ‘닌텐도 스위치’. 티몬 제공

이커머스업체 티몬은 설 전(10~16일)에 판매된 혼설족 관련 상품 매출이 작년 동기(2019년 1월 19~25일)에 비해 50%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게임기와 게임팩은 각각 39%, 272% 매출이 상승했고, 악기류의 매출도 43% 올라갔다. 조립식 프라모델과 피규어 등 ‘키덜트’ 완구는 192% 올랐다. 티몬 측은 “짧은 연휴로 혼설족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상품은 30대가 38%로 가장 많이 구매했고, 40대가 34%, 20대가 22%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온라인몰 쓱(SSG)닷컴도 지난 15~21일 혼설족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신장했다고 밝혔다. 게임기와 게임팩이 80% 늘었고, 요가 매트 등 홈트레이닝 제품도 76% 신장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명절을 오롯이 혼자 보내는 혼설족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며 “명절 때마다 도서나 게임용품을 넘어 취미용품, 전자쿠폰 등의 판매량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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