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기싸움에 설 이전 만남 불발… 우리공화당 통합 등 매듭 안 지어져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설날을 앞둔 22일 경기도 양주시 육군 25사단 신병교육대대를 찾아 군 관계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속도를 내려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달리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고비마다 제동을 걸고 있어서다.

설 연휴 이전에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만나면 통합 논의의 분수령이 될 거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불발됐다. 유 위원장은 22일 “한국당과 양당 협의체 대화를 오늘부터 시작한다”면서도 황 대표와 23일 회동할 가능성은 차단했다. 그는 “한국당 의원 한두 분이 우리 쪽 의원에게 23일 조찬을 제안했다”며 “하지만 저는 ‘설 전에 (황 대표를) 만나 사진 찍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유 위원장은 통합 방식에 대해서도 굳이 합당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보수 쪽에서도 유불리를 떠나 선거법 통과 후 합당이 과연 이기는 전략이냐는 부분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통합을 넓게 생각하면 후보 단일화나 선거연대도 옵션으로 들어간다. 그런 것을 포함해 협의하겠다”고 했다. 통합신당을 유력한 방안으로 생각하는 한국당이나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측과 결을 달리할 수 있다는 언급이다.

한국당과의 통합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는 유 위원장이 정작 구체적인 논의 과정에서 머뭇거리는 것은 당장의 통합보다는 그 이후가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유 위원장으로선 한국당과의 통합보다 대선주자로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이라며 “때문에 그의 브랜드라 할 수 있는 ‘개혁보수’등 통합의 명분을 더 까다롭게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이 이날“한국당이 우리공화당과 통합 협의체를 구성하면 통합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우리공화당까지 통합 대상이 되면 ‘정치인 유승민’이 갖고 있는 명분과 원칙까지 부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념과 노선이 달랐던 국민의당과‘묻지마 통합’을 했다가 실패로 끝난 바른미래당이 준 교훈도 그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논의와 별개로 혁통위는 이날 ‘2월 중순 통합신당 출범’을 목표로 한 신당 로드맵을 발표했다. 오는 31일‘통합 결과 1차 대국민보고’를 하고, 다음달 초 창당준비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공천관리위원장은 한국당 공천관리를 총괄하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맡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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