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중국 내에서는 13개 성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하는 등 22일 현재 440명이 중국 내 확진 환자로 판정받았고 사망자도 9명이 나왔다. 의료진도 14명이 감염되는 등 사람 간 감염이 사실로 확인됐다. 지금까지는 중국과 인접한 한국, 일본, 태국, 마카오 등 아시아 국가에서만 확진자가 나왔으나 지구 반대편인 미국에서도 이날 첫 감염자가 나오면서 이번 사태는 세계적 보건 위기로 커지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 폭스콘은 최근 중국 우한 공장을 방문하고 본국에 돌아온 직원들에게 자택 대기 조치를 내렸다. 북한도 베이징발 고려항공의 외국인 탑승수속을 중단시키고 모든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한시적으로 차단하는 등 각국이 우한 폐렴 확산 차단에 초비상인 상황이다.
우한 폐렴이 이처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는 중국 당국의 책임이 적지 않다. 11일부터 격리 환자가 나왔는데도 1주일 뒤에야 이를 발표하는 등 관련 정보를 은폐ᆞ축소한 의혹이 짙다. 77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2003년 사스 사태 때도 중국 당국의 늑장 대응과 불투명한 정책 결정으로 피해가 커졌던 만큼 중국 정부는 각국에 우한 폐렴 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제공해야 마땅하다.
중국 전역에서 연인원 30억명이 이동하는 춘제(설) 연휴 기간을 전후해 우리나라에도 10만명이 넘는 중국인 관광객이 들어올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의심 환자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우한 폐렴의 사망률은 메르스보다는 낮지만 그 전파력은 메르스보다 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인 만큼 초기 대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메르스가 주로 병원 내 감염으로 인한 희생자가 발생했던 것과 달리 우한 폐렴은 빠른 전파 속도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니 중앙정부와 지자체, 의료기관의 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한 방역 당국의 빈틈없는 방역체계 운영, 의심 증상 즉각 신고 등 국민들의 적극적인 대응만이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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