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디찬 금융이, 대중적인 드라마 소재가 될 수 있을까.
지난 15일 첫 방영된 tvN의 수목드라마 ‘머니게임’은 이 과제에 도전하는 드라마다. 때는 마침 좋다. 지금 금융계는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고위험 금융상품인 파생결합펀드(DLF)를 팔았다가 피해액이 불어나자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는 식으로 일반인들에게 피해를 전가하고 있다. 땀이 아니라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김상호 PD가 연출하고 이영미 작가가 대본을 쓴 ‘머니게임’은 금융위원장(이성민 분), 금융위 과장(고수), 기획재정부의 신임 사무관(심은경)의 시선으로 금융권을 그려나간다.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드라마는 정부 지분이 있는 ‘정인은행’의 부실, 그리고 매각 문제를 다루는데 이는 2003년 외환은행 매각과 닮은 꼴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영화 ‘블랙머니’(정지영 감독)가 다룬 주제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드라마는 결국 경제구조의 모순, 자본의 탐욕을 꼬집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성실한 회사원, 근근이 치킨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사회적으로 외면당하는 반면, 정보와 숫자에 탁월한 몇몇 이들이 일반인은 이해할 수 없는 금융상품을 만들어 떼돈을 버는 세태를 비판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전면에 내세운, 드문 드라마여서 관가에서 ‘머니게임’은 화제다. “의외로 현실성을 잘 살렸다”는 평이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와 협의해 제작된 드라마는 아니지만, 내용은 충실한 편”이라 말했다. 물론 국회 국정감사에서 장관 대신 실무자가 답변하는 것 정도는 극적 전개를 위한 과장이다.
그럼에도 ‘금융’이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다뤄서 였을까. 시청률은 아직 2%(16일 닐슨코리아 기준)에 머물고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금융위원장을 맡은 배우 이성민의 호연이 주로 거론된다. 제작진은 “서로 자라온 시대와 환경이 다른 주인공 3명간의 갈등, 그리고 이를 해소하는 과정을 봐달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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