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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ㆍ맛집ㆍ온천까지…24시간 당일치기 부산 여행

입력
2020.01.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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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의 기차여행ㆍ버스여행]프리미엄 고속버스 타고 부산 겨울 여행

시간 없는 직장인을 위해 준비했다. 광안리해수욕장 일출부터 동래온천까지 24시간 꽉 채운 부산 당일치기 여행.
시간 없는 직장인을 위해 준비했다. 광안리해수욕장 일출부터 동래온천까지 24시간 꽉 채운 부산 당일치기 여행.

여행은 시간을 소비하는 일이다. 되도록 느리고 느긋하게 즐기는 게 최선이지만 일상에 쫓기다 보면 쉽지 않다. 단 이틀도 온전하게 시간을 낼 수 없는 이들을 위해 24시간, 하루를 꽉 채운 부산 겨울 여행 코스를 짰다. 바다ㆍ박물관ㆍ맛집ㆍ온천까지 즐기는 ‘24시간 당일치기 부산 버스여행’이다.

◇고속버스 타고 부산행(서울경부 24:00→부산 04:00)

부산행 교통수단은 KTXㆍ항공ㆍ고속버스 등 다양하다. KTX나 비행기는 오후 10시30분이면 운행이 끝나기 때문에 일출을 보려면 하룻밤 묵어야 한다. 심야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숙박비를 아낄 수 있다. 그 비용으로 우등 고속버스보다 안락한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이용한다. 최대 165도까지 좌석을 젖힐 수 있어 4시간 단잠, 꿀맛 같은 휴식을 보장한다. 생수 제공, 스마트폰 충전은 기본. 예매는 코버스(kobus.co.kr)

서울 경부고속버스터미널을 출발하는 금호고속 프리미엄 고속버스.
서울 경부고속버스터미널을 출발하는 금호고속 프리미엄 고속버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새해 해맞이(05:30~08:30)

부산 여행에서 바다가 빠지면 섭섭하다. 부산종합버스터미널에서 131번 시내버스로 1시간 10분가량 이동해 광안리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어둠과 추위 속에 기다림이 지루한 것도 잠시, 바다와 광안대교가 수채화처럼 붉게 물들며 따스한 기운이 감지된다.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둥근 해가 바닷바람에 빨개진 얼굴을 더욱 붉게 물들인다. 파리한 하늘과 바다에 꿈결같이 여명이 번질 무렵,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모은다. 2020년 한해도 건강하게 살자. 수영구 광안해변로 219.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보는 일출. 광안대교를 기준으로 하늘과 바다에 여명이 번진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보는 일출. 광안대교를 기준으로 하늘과 바다에 여명이 번진다.
광안대교 아래 수면위로 떠오르는 태양.
광안대교 아래 수면위로 떠오르는 태양.
해운대 고층빌딩과 광안대교 일출.
해운대 고층빌딩과 광안대교 일출.

◇부산 역사의 모든 것 부산박물관(09:00~11:00)

51번 버스를 타고 부산박물관으로 향한다. 무료이고 잠시나마 추위를 피할 요량으로 들어갔는데 의외로 볼 게 많다. 부산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4만5,0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잘 몰랐던 부산의 역사를 한눈에 훑는다.

부산박물관 고대ㆍ중세실의 청자나한좌상.
부산박물관 고대ㆍ중세실의 청자나한좌상.
갖고 싶다! 그레이하운드 버스 승차권.
갖고 싶다! 그레이하운드 버스 승차권.

동래관은 구석기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타임머신 여행이다. 부산관에는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항만과 철도 등 부산의 교통 발달사가 잘 정리돼 있다. 직업이 대중교통 여행인지라 1970년대 운행했던 그레이하운드 2,260원짜리 버스승차권을 보는 순간, 갖고 싶은 욕심이 났다. 2층 높이에 화장실까지 갖춘, 국내에서 볼 수 없는 파격적인 디자인의 고속버스가 담겨 있다. 남구 유엔평화로 63.

◇기차가 배달하는 카레 맛보기(11:00~12:00)

부산하면 국밥과 밀면을 먼저 떠올리지만, 이번엔 조금 색다른 식당을 갔다. 부산박물관에서 800m 거리에 ‘에끼카레’ 식당이 있다. 맛도 맛이지만 서비스 방식이 독특하다. ‘부산’이라 표시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여러 메뉴 중에서 ‘치즈 돈까스 카레’를 주문했다. 잠시 후 ‘부산행’ 열차가 출발했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증기기관차가 등장하고, 뒤따라 음식이 실려 나온다. 신기한 구경거리에 사진은 필수. 맛도 훌륭하다. 쫀득쫀득한 치즈가 일품, 양파를 장시간 볶아서 육수를 낸 카레는 설탕처럼 달다. 남구 못골로 62.

에끼카레에서는 증기기관차가 각 테이블로 음식을 배달한다.
에끼카레에서는 증기기관차가 각 테이블로 음식을 배달한다.
쫀득쫀득 달콤한 에끼카레의 치즈 돈까스 카레(8,500원).
쫀득쫀득 달콤한 에끼카레의 치즈 돈까스 카레(8,500원).

◇온천천 카페거리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13:00~14:30)

바쁜 일정에서도 잠깐의 여유는 필요한 법, 다음은 카페투어다. 42번 버스를 타고 온천천 카페거리로 이동한다. 도심 하천과 주변 골목까지 수많은 카페 중 레트로 감성의 한 카페를 골랐다. 케냐 드립커피의 깊은 향이 몸 속으로 따스하게 번진다. 폼으로라도 책 한 권은 꺼내 읽어야 할 분위기다. 동래구 온천천로431번길 5.

온천천 카페거리에는 하천과 골목에 수십 개의 카페가 밀집해 있다.
온천천 카페거리에는 하천과 골목에 수십 개의 카페가 밀집해 있다.
‘카페 홀릭’에서 판매하는 케냐 드립커피(7,000원), 고구마라떼(5,000원), 티라미슈롤(6,500원).
‘카페 홀릭’에서 판매하는 케냐 드립커피(7,000원), 고구마라떼(5,000원), 티라미슈롤(6,500원).

◇유서 깊은 동래온천 즐기기(15:00~17:00)

다음은 지친 내 몸에 본격적으로 휴식을 선물할 차례. 부산의 핵심 명소이자 1,500여년의 역사에 빛나는 동래온천을 들른다. 유서 깊은 고을에 전설 하나쯤은 기본. 옛날 동래에 사는 다리 불편한 노파가 우연히 논에서 백학 한 마리를 발견한다. 매일 같은 자리에서 절룩거리며 주위를 돌아다니기를 반복하다가 사흘째 되는 날 멀쩡하게 나아 힘차게 날아간다. 학이 머물던 자리에 가보니 따끈따끈한 샘이 솟는다. 노파도 아픈 다리에 몇십 번이고 약수를 찍어 발랐더니 신기하게도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이게 되었다. 이후부터 병이 있는 사람은 동래를 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동래온천에는 노천족욕탕을 비롯해 온천수를 공급하는 숙박업소가 다수 있다.
동래온천에는 노천족욕탕을 비롯해 온천수를 공급하는 숙박업소가 다수 있다.
금천파크온천의 온천욕탕(7,000원).
금천파크온천의 온천욕탕(7,000원).
금천파크온천의 가족탕은 객실과 함께 있어서 편리하다. 2시간 2만5,000원, 숙박 6만원.
금천파크온천의 가족탕은 객실과 함께 있어서 편리하다. 2시간 2만5,000원, 숙박 6만원.

평균 65도의 동래온천은 약알카리성 식염수다. 염소와 마그네슘 성분이 풍부해 소화기와 기관지, 관절염과 피부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만병통치에 가까운 효험을 다 믿을 수야 없지만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피로 회복에는 그만이다. 금천파크온천은 직접 암반을 뚫어 펄펄 끓는 천연 온천수를 공급하는 것으로 소문났다. 목욕을 끝내자 몸도 마음도 한결 가뿐해진다. 동래구 금강로 140-1.

◇향토음식 동래파전으로 부산여행 마무리(17:30~24:00)

저녁식사는 동래할매파전으로 선택했다. 동래해물파전은 싱싱한 쪽파 위에 낙지, 굴, 새우, 홍합 등 해산물과 쌀가루 반죽을 얹고 달걀을 풀어 지져낸 향토 음식이다. 싱싱한 해산물과 파에서 우러나는 달큰한 맛이 조화롭다. 동래구 명륜로 94번길 43-10. 부산 동래구는 올해를 ‘동래 방문의 해’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자세한 정보는 동래구청 문화관광과(dongnae.go.kr/tour) 참고.

쪽파와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동래할매파전.
쪽파와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동래할매파전.

갈 때와 마찬가지로 서울로 올 때도 선택은 프리미엄 고속버스다. 오후 8시쯤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밤 12시를 전후해 서울 경부고속터미널에 도착한다.

박준규 기차여행/버스여행 전문가 http://traintri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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