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워런ㆍ클로버샤 지지” 선언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NYT)가 올해 11월 대선의 민주당 후보로 엘리자베스 워런ㆍ에이미 클로버샤 두 여성 상원의원 지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다른 후보들이 선택받지 못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문은 자질과 당선 가능성 측면에서 이들 두 여성후보의 경쟁력을 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NYT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워런ㆍ클로버샤 의원에 대한 지지를 결정하면서 다른 후보들에 대한 개별 심층인터뷰 및 자체 검증 결과도 공개했다. 우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풍부한 공직 경험을 쌓았고, 특히 외교안보 정책에서 최고의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따스함과 공감력을 겸비한 이미지와 높은 인지도도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속 없는 후보’라는 게 NYT의 결론이다. 신문은 그의 핵심 메시지가 ‘미국을 트럼프 시대 이전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한 뒤 “단순 복원만으로 미국 사회를 발전시킬 수는 없다”며 안이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건강보험이나 기후 문제 관련 공약도 “기존 정책을 어설프게 손 본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결과는 유권자들의 의도적 선택이라기보다 친숙함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한 NYT의 결론은 “77세로 고령인 만큼 이젠 차세대 정치 지도자들에게 횃불을 넘겨줄 때”라는 것이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나이와 건강 문제가 약점으로 꼽혔다. 신문은 “샌더스 의원이 주장한, 한때 급진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유급휴가와 최저임금 인상, 보편적 건강보험, 군사 개입 제한 등은 이제 주류 정책으로 자리잡았다”고 치켜세웠다. 다만 “그가 당선될 경우 79세의 나이에 백악관에 입성하게 되는데다 지난해 10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건강상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강성 진보 ‘독불장군’ 스타일이 되레 트럼프 대통령과 겹쳐 보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NYT는 “샌더스 의원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고 자신의 처방만이 옳다는 태도를 보여왔다”면서 “또 다른 분열적인 인물로 대통령을 갈아치우는 건 별 이점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어 “바이든ㆍ샌더스 두 유력주자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가 곧 두 여성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상징하는 당내 보수세력에선 클로버샤 의원이, 샌더스 의원으로 상징되는 진보세력에선 워런 의원이 각각 기수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후보군에 대해선 “장단점이 섞여 있다”고 분석했다. 최연소 후보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전 사우스벤드 시장은 “하버드 졸업생에 로즈 장학생, 아프간 참전용사, 첫 동성애자 후보 등 ‘올스타급 이력서’를 갖췄다”면서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밝은 정치적 미래가 기대된다”고 평했다.
보편적 기본소득 등 파격 공약으로 주목받은 대만계 사업가 앤드루 양에 대해서도 “열정적인 후보이지만 정치경험이 전무하다는 게 약점”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경우 “3선 시장으로 탄탄한 정무경험을 갖췄지만 재임 시절 유색인종 불심검문으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또 “후발주자로서 정책과 경험을 앞세워 지지세를 확보하는 대신 홍보에 2억1,700만달러(약 2,534억원)의 거금을 쏟아붓는 ‘쉬운 길’을 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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