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회 참석’ 기정사실화… 金지사 측, 상황 뒤집을 새 증거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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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회 참석’ 기정사실화… 金지사 측, 상황 뒤집을 새 증거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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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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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부, “김경수, 댓글조작 시연회 참석” 잠정 결론 

 재판부, 향후 쟁점 8가지 공개 드루킹 일당 공범 여부 밝힐 듯 

 김 측 “잠정적 심증 변경 가능” 특검 “끝까지 숙제 해 내겠다” 

 쟁점 많고 자료 수집 시간 걸려 4월 총선 이전 결론 어려울 듯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경수(53) 경남지사의 재판부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김 지사가 참석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림에 따라 항소심에서도 법원의 판단이 ‘유죄’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재판부가 시연회 참석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참석 사실 자체를 부인해 온 김 지사 측은 진술을 완전히 뒤집거나 상황을 반전시킬 새로운 증거를 찾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21일 선고 공판을 연기하고 변론을 재개하면서 이례적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의 진술 말고도 객관적 물증만 가지고도 시연회 참석이 입증됐다고 봤다. 시연회가 있었던 2016년 11월 9일자 온라인 정보보고, 킹크랩 시제품(프로토타입) 시연 로그기록, 이후 작성된 피드백 문서 등을 종합할 때 김 지사가 시연회에 있었다는 사실이 상당부분 규명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드루킹 일당의 진술증거를 제외하더라도 (잠정 결론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김대훈 기자/2020-01-21(한국일보)

김 지사 항소심 재판에서 시연회 참석은 김 지사의 관여 여부를 판단하는 데 가장 핵심 쟁점이었다.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는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본 뒤, 프로그램 개발 및 댓글조작을 본격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김씨와의 만남에 구체적인 기억이 없고, 김씨가 보낸 문자도 지지자들이 보내주는 의례적인 것으로 알았다며 시연회 참석 자체를 줄곧 부인해 왔다. 재판부가 시연회 참석을 인정하면서 김 지사 측의 가장 핵심적 방어 논리가 무너진 셈이다.

재판부는 1년의 항소심 기간 동안 양측의 첨예한 논쟁을 보고, 시연회 참석 여부에 대한 잠정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다만 심리가 시연회 참석에만 치우치는 바람에 그 이후 사실관계를 규명할 수 없어, 선고를 두 번이나 미루는 상황에 이르렀다.

재판부는 앞으로 시연회 참석을 전제로 한 상태에서 김 지사를 드루킹 일당의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를 밝힐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재판에서 다룰 8가지 쟁점을 미리 공개했다. 양측은 이제부터 △킹크랩 시연을 본 후 범행에 동의하는 의미로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였는지 △“처리하였습니다”와 같은 문자를 받고도 김 지사가 문제삼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각자의 주장을 정리하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재판부는 그 결과를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의 성립 여부와 양형을 판단한다.

김 지사 측은 “재판부의 잠정적 심증이어서 변경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오해를 해소할만한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도 잠정 결론을 뒤집을 만한 결정적 자료가 나오면 제출을 막지 않겠다고 결론을 열어둔 바 있다. 특검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밤새워 재판부가 낸 숙제를 해 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다음 변론기일을 3월 10일로 잡으면서 결심 또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판부가 밝힌 쟁점이 많은데다 포털 등에 요청한 자료를 수집하는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2월말로 예정된 법원 인사에서 교체될지 여부도 변수다. 법조계에선 4월 총선 이전 결론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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