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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체면 세워준 ‘절묘한 파병… 이란 불쾌감 해소는 남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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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체면 세워준 ‘절묘한 파병… 이란 불쾌감 해소는 남은 숙제

입력
2020.01.21 18:13
수정
2020.01.21 21: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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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거듭된 요구에 신속한 호응… 방위비ㆍ北관광 협상 도움 기대

국방부가 21일 호르무즈해협 일대로 파견한 청해부대 왕건함 모습. 사진은 지난달 27일 부산해군작전사령부에서 왕건함이 출항하는 모습. 부산=연합뉴스
국방부가 21일 호르무즈해협 일대로 파견한 청해부대 왕건함 모습. 사진은 지난달 27일 부산해군작전사령부에서 왕건함이 출항하는 모습. 부산=연합뉴스

정부가 21일 청해부대 작전 지역을 호르무즈해협까지 확대하면서 향후 한미관계와 한ㆍ이란 관계의 명암은 엇갈릴 전망이다. 사실상 미국의 파병 요구에 호응하는 결정이어서 안보동맹 미국이 제시한 묵은 숙제 하나는 해결된 셈이다. 반면 이란과는 껄끄러운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절묘하게 절충점을 찾은 파병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호르무즈 독자 파병 결정은 지난 16일 열린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에서 내려졌다고 한다. 이에 앞서 14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국군 호르무즈 파병을 거듭 요청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 이틀 만에 NSC에서 파병을 결정하며 미국의 요구에 한국이 신속하게 ‘호응’하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이번 파병 결정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북한 개별관광 문제 같은 현안 협상은 한결 수월해질 것이란 낙관론도 있다. 동맹에 기여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연합(IMSCㆍ국제해양안보구상) 참여가 아닌 독자 파병 형식을 택한 것은 미국으로선 섭섭할 수 있는 부분이다. 파병 결정에 따른 대미 협상력 상승 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도 한국의 파병 결정을 동맹 기여 측면에서 평가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독자 파병 형태를 취한 것이어서) 최저 수준의 동맹 기여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방위비 협상과 파병 결정 자체는 무관하고, 미국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는 상황은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안정적인 한ㆍ이란 관계도 시급한 외교 과제로 떠올랐다. 이란 또는 중동 내 시아파 세력이 이번 파병 결정에 따라 한국을 ‘적’으로 인식할 경우 당장 이란과 이라크 내 한국 국민과 기업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NSC의 파병 결정 다음 날인 17일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정부의 파병 결정을 공식 통보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 측 입장은 그 지역(호르무즈해협)에 외국 군대나 선박이 오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일차적으로 그것에 따라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파병 결정을 반기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란이 적대적으로 나올지, 유화적으로 나올지 당장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정부로선 적대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對)이란 공공외교 총력전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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