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우한 폐렴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 앞에서 20일 마스크를 쓴 보안요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우한=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간에도 전염된다고 중국 전문가가 밝혔다. 폐렴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이 감염된 사례도 처음 확인됐다. 인체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중국 당국이 장담하던 마지노선이 무너져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감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21일 “우한의 의료진 1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추가로 1명은 의심환자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들 의료진 16명 가운데 1명은 위중한 상태다. 이번 폐렴의 발병지인 우한에서는 20일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198명 발생해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환자 가운데 35명은 중태, 9명은 위중한 상태다.

급기야 중국 정부 관계자가 인체 감염을 인정하며 경각심을 높였다. 호흡기질환 전문가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중난산(鐘南山)은 20일 CCTV 인터뷰에서 “우한 폐렴이 사람 간에 전염된다는 것은 확증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광둥(廣東)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명은 우한에 가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우한에 다녀와 폐렴이 걸린 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학과의 시천 조교수도 “현재까지 보고된 감염 사례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모든 감염이 같은 시장에서 오로지 동물들로부터 유래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30일 우한에서 집단 발병한 폐렴을 공개하면서 “사람 간 전염도 없고, 의료진 감염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감염자가 급증하고 세계보건기구(WTO)도 인체 감염 가능성을 경고하자 이달 15일 “제한적으로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다.

이로써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사스와는 다르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지만, 이미 인체 감염이 확인되면서 더 이상 곧이 믿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위생위는 “이번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가 아주 빠르다”고 우려했다. 다만 중국 보건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와 일부 비슷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사스 만큼 강한 전염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중국 내 감염자는 20일 기준으로 우한 198명, 베이징 5명, 광둥 14명, 상하이 1명 등 총 218명에 달한다. 해외 확진 환자는 한국 1명, 일본 1명, 태국 2명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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