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 개별관광’ 청사진 공식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일 백두산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테이프를 끊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새로운 남북협력 구상인 북한 개별관광 청사진이 구체화됐지만 넘어야 할 산은 첩첩이다. 일단 북한의 호응이 필수다. 남측 국민의 우호 여론도 뒷받침돼야 한다. 대북제재 문제 등 한미공조 유지도 중요하다. 남북협력을 통해 북미관계와 한반도 평화 돌파구를 찾기 위한 고차원 방정식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0일 개별관광 입장 설명에서 “(우리 국민이) 북한에 가는 거기 때문에 북한이 수용할 수 있고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관광의 방식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3가지 방안은 △이산가족 또는 사회단체의 금강산ㆍ개성 방문 △제3국 여행사를 통한 북한 관광지 방문 △외국인의 남북 연계관광 허용 등이다.

정부의 구상은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꽉 막힌 남북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 해법’ 차원에서 제시됐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금강산 시설 철거를 요구하며 남측을 압박했고, 정부가 시설 정비 카드로 달랬지만 답은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점 사업인 원산ㆍ갈마지구, 양덕 온천, 삼지연 관광 카드를 꺼내 북한의 호응을 유도하고 나선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중국 등 제3국의 여행사가 한국인 대상 관광상품을 별도로 운영하고, 이 프로그램에 한국인이 참여하는 방안부터 하는 게 대안”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육로로 개성과 금강산을 비롯한 북한의 주요 관광지를 오가는 개별관광 성사를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북한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조건 없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언급하긴 했지만, 진전은 없었다. 북한은 또 연초 북미관계에서 ‘새로운 길’을 선언한 상태다. ‘통남통미’로 방향을 틀기 위한 정부의 설득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광객 안전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나 미국인 관광객 오토 웜비어 억류 사망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미 관광사업 법규나 제도적 안전장치를 정비해 외국인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금강산사업 당시보다 포괄적 신변안전 보장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관광에 속도를 낼수록 한미 간 대북 공조체제 엇박자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해소해야 할 과제다. 특히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만들어진 5ㆍ24 조치 유연화도 문제다. 통일부는 일단 “개별관광은 남북관계 신뢰 회복을 위한 공간 확보 차원의 적극적 방안 모색”이라며 5ㆍ24 조치 우회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국내 보수진영의 반응은 냉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한미 공조도 중요하지만 비핵화 협상에서 우리의 독자적인 입장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며 “북한 개별관광을 원하는 국민들도 있는 만큼, 정부가 틀을 만들고 나머지 영역은 (개별관광을 추진할) 시민사회와 지자체가 만들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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