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저렴한 ‘미니보험’ 잇달아 출시
“나한테 꼭 필요한 보험인지 고려할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자영업자 임소라(31)씨는 최근 월 1,000원짜리 여성암 보험에 들었다. 건강했던 친구 한 명이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하는 걸 보고 가입을 결심했다. 원래 임씨는 3년 전 직장생활을 할 때만 해도 매월 8만원씩 보험료를 냈다. 하지만 퇴사 후 수입이 일정치 않아지면서 보험을 해지해야 했다. 임씨는 “비싼 암보험에 비해 보장 종류가 적고 보장기간도 짧지만 부담이 크게 줄어든 상품이 있어 가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가 2030세대를 공략한 ‘미니보험’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미니보험이란 월 보험료가 1만원 이하이고 보장기간이 짧은 상품을 뜻한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젊은층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으로 하나 둘 출시되더니 급기야 ‘백원대’ 초미니 보험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낮더라도 구체적인 보장내역을 꼼꼼히 살펴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20일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월 보험료 990원인 ‘캐롯 990 운전자보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존 운전자보험료가 월 1~2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0분의1도 되지 않는 초저가 상품이다. 이달 초 MG손해보험도 월 2,900원의 운전자보험을 내놨다. 두 보험사 모두 교통사고 처리지원금, 교통상해 사망보험금, 벌금비용, 사고 시 변호사 선임비용 등 필수 항목이 포함됐다.

생명보험 종목별 가입의향. 그래픽=김대훈 기자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작년 10월에 월 1,000원(30세 기준)에 여성 3대암(유방암, 갑상선암, 생식기암)을 최대 500만원까지 보장하는 미니암보험을 내놓아 인기를 끌었다. 20세부터 50세까지 가입연령을 넓히고 다른 암보험을 든 사람도 가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보험은 출시 석 달 만에 판매 건수 1,000건 이상을 기록했다.

보험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세분화되는 니즈(욕구)에 충족한 점을 인기 비결로 꼽는다. 단순하지만 핵심은 놓치지 않은 보장내용과 커피 한 잔 값도 채 되지 않은 보험료가 자산수준이 낮고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는 2030세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가입이 손쉽다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보험설계사를 만나지 않고 몇 가지 개인 정보를 통해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직장인 임윤희(29)씨는 “보험 영업하는 분들을 직접 만나서 계약서를 쓰고 장시간 설명을 듣는 게 싫어서 온라인 가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연령대별 생명보험 가입률. 그래픽=김대훈 기자

보험사들이 미니보험을 출시하는 것은 미래 고객을 잡아두려는 목적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수준을 고려하면 사실 이익을 내긴 힘든 구조”라며 “보험 가입 문턱을 낮춰 다른 보험 가입까지 유도하거나 보험사가 진출할 신사업 영역의 미래 고객을 확보하려는 측면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선 저렴한 보험료만 내세워 보장내용이 허술한 지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상품들은 보장항목이 적고 보장기간도 5년 안팎으로 짧은 데다 만기 시 환급금이 없는 소멸성 보험이 대부분이다. 최장훈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료 외에도 보험금 수준이 적당한지, 정말 나에게 필요한 보장항목으로 구성됐는지 충분히 고려한 뒤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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