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요식 합장 이후 또 실례… 배달사고 책임에 비서실장 사표
한국당 내부서도 “황대표, 종교색 강한데 또…” 불만
자유한국당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불심(佛心)에 역행하는 소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설 선물로 불교계에 육포를 보냈다 이를 뒤늦게 확인하고 회수한 것이다. 지난해에도 황교안 대표가 한 봉축 법요식에서 합장을 하지 않아 입길에 오른 한국당은 자칫 불교계와 척을 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20일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육포 논란’에 대해 “조계종에 그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배송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데 경위를 철저히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의 이날 사과는 지난주 한국당이 조계종에 보낸 설 선물에서 비롯됐다.
한국당과 불교계 등에 따르면 한국당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의 조계종 총무원 등에 황교안 대표 명의의 선물을 보냈다. 하지만 선물을 열어 본 스님들은 육포라는 사실을 알고 아연실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은 생명을 죽이지 않는 ‘불살생’을 계율로 따르며, 원칙적으로 육식도 금한다. 이에 한국당은 “대표 비서실과 선물 배송업체 측 간의 소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다른 곳으로 배송됐어야 할 선물이 조계종으로 잘못 배송됐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지난 5월 경북 영천의 한 절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서 합장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당시 조계종에서는 이런 황 대표를 향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까지 냈을 정도로 황 대표와 불교계와의 관계는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당 내부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국당 후보로 수도권 출마를 생각중인 한 인사는 이날 “황 대표의 특정 종교에 대한 색깔이 너무 강한데 자꾸 이런 일이 생겨서 선거를 앞둔 후보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황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명연 의원은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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