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첫 대회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0승을 노렸던 박인비(32ㆍKB금융그룹)의 꿈이 아쉽게 무산됐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감을 얻었다”고했다. 도쿄올림픽의 해 첫 대회에서 준우승한 그는 자신이 금메달을 따낸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은 올림픽 2연패 도전을 위한 시동을 켜며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박인비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 앤 스포츠 클럽 올랜도(파71ㆍ6,645야드)에서 열린 2020 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다이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의 성적을 낸 박인비는 하타오카 나사(21ㆍ일본), 가비 로페즈(27ㆍ멕시코)와 동률을 이뤘으나 197야드 18번홀(파3)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1,2차 연장에서 세 명 모두 파를 기록했지만 3차 연장에서 박인비의 티샷이 그린 왼쪽 물에 빠지면서 박인비가 먼저 탈락했다. 공격적인 티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려보려 했지만, 그린 주변에서 한 번 튄 공은 야속하게 물로 빠졌다. 그에게 이날 18번 홀은 야속한 코스였다. 파3홀 치곤 멀기도 멀뿐더러, 넓은 워터해저드를 끼고 있다. 이 대회 첫 보기를 3라운드 18번홀에서 했고, 버디는 단 한번도 기록하지 못한 홀이다.
박인비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2003년 박세리(25승ㆍ은퇴)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LPGA 투어 20승 고지에 오를 수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그의 우승 시계는 2018년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멈춰 있다. 그럼에도 박인비는 희망을 얘기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오늘 결과가 다소 아쉬웠지만 3라운드까지는 내용이 좋았다”며 “자신감을 많이 얻은 대회였다”고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에 나가려면 6월까지 1,2승은 거둬야 할 것”이라고 얘기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 문턱까지 가면서 치열한 올림픽 출전 경쟁이 예고됐다.
이날까지 박인비의 세계랭킹은 16위로, 6월 말까지 15위 이내에 들고 한국 선수가운데 4위를 차지해야 한다.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1위 고진영과 2위 박성현을 따라잡긴 쉽지 않지만 5위에 랭크된 김세영(27ㆍ미래에셋)과 7위 이정은(24ㆍ대방건설), 13위 김효주(25ㆍ롯데)의 자리는 얼마든지 넘볼 수 있다.
한편 박인비와 함께 연장에 돌입했던 로페즈와 하타오카는 이날 5차전까지 승부를 내지 못했다. 해가 진 상태에서 연장 6차전에 돌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끝장 승부’는 이튿날로 미뤄졌다.
3라운드까지 2타 차 2위였던 김세영은 이날 1타를 잃고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 공동 7위로 밀렸다. 허미정(31ㆍ대방건설)은 8언더파 63타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를 기록,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형준 기자 meid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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