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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업간 노동력 배분 비효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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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업간 노동력 배분 비효율적”

입력
2020.01.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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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보고서

“효율적 배분시 소득수준 4.1~5.3% 올라”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0 공공기관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0 공공기관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한국의 노동시장이 임금격차에도 불구하고 저임금에서 고임금 일자리로의 이동성이 떨어져 비효율적으로 배분돼 있으며, 이를 개선할 경우 소득수준이 현재보다 4.1%~5.3% 정도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박창현 과장ㆍ권기백 조사역은 20일 발행한 이슈노트‘산업간 노동력 배분의 효율성 측정 및 평가’를 통해 우리나라의 산업간 노동력(인적자본) 배분의 효율성을 측정한 결과, 산업별 고유임금 격차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그 격차를 완화하는 인적자본 이동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와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패널 자료를 이용해 개인별 임금으로부터 산업 효과를 추정해 본 결과, 금융ㆍ보험, 정보기술(IT) 서비스업, 제조업 등 고임금 산업의 고유임금이 보건복지ㆍ교육서비스 등 저임금 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ㆍ하위 30% 산업의 고유임금 격차를 나타내는 배율은 2019년 1.56배로 측정돼, 2001년(1.56배)과 변동이 없었다.

반면 산업별로 투입된 인적자본량은 고임금산업인 제조업ㆍIT서비스업과 저임금산업인 보건복지ㆍ교육서비스ㆍ도소매업 등 분야에서 고루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이 효율적으로 배분된다면 임금이 높은 쪽으로 인적자본이 쏠려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의미다.

산업간 인적자본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경우를 가정하면 나타나는 경제 전체의 최적소득수준은 현재 실제소득수준 대비 평균 4.1%(경제활동인구조사 통계 기준) 혹은 5.3%(노동패널 통계 기준)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최적소득수준과 실제소득수준의 격차는 2001년 평균 3%에서 2019년 4.1%로 상승했는데, 이는 산업간 노동력 배분의 효율성이 전보다 저하됐음을 뜻한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의 경우 높은 고용조정비용 등에 따른 산업간 노동이동 제약이 노동시장 요소 배분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임금 서비스업 종사자가 임금이 높은 업종으로 이직하려면 기술 습득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이동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노동시장의 비효율적 배분은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고 성장잠재력을 낮추게 되며, 장기적으로는 투자 부진을 초래해 다시 생산성을 낮추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노동 이동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고임금과 저임금으로 구분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완화, 노동이동의 마찰을 줄일 수 있는 직업교육 지원 서비스 확대, 진로와 학력습득 간 적절한 균형이 이뤄질 수 있는 교육환경 정비 등을 제시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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