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80개 도시에서 18일(현지시간) 임금평등과 생식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시민 수 천명이 모인 ‘제4회 여성행진’ 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성평등 문제 외에도 기후변화나 이민 등 다양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한편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APㆍ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 자유의 광장에는 지난해(10만여명)보다 적은 수 천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버몬트주(州)에서 워싱턴 집회에 참여하러 온 한 초등학교 교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이민자 출신 학생들은 (우리 사회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그들도 소속감을 느껴야 한다”며 트럼프의 반(反)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시위대는 다음주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연방의회 의사당과 백악관까지 행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플로리다주(州)에 머물고 있다. 여성행진 행사는 미국 전역에 있는 도시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한 2017년부터 반(反) 인권적인 트럼프 정책에 반발하며 시작됐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폴리스퀘어와 콜럼버스 서클에서 ‘일어나 소리쳐’(Rise and Roar)라는 이름의 집회가 열려 수백 명이 모였다. 행사에 참여한 여성 운동가 도나 힐튼은 “오늘 우리가 세계에 필요한 변화가 되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개별 행진 뒤 타임스퀘어 앞에서 다 같이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었지만 오후에 눈이 내리기 시작해 차질을 빚었다. 이 외에도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민주당)의 부인인 제니퍼 뉴섬이 총기폭력 규제와 미투운동 등에 앞장서는 여성들을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 뉴섬은 “2020년 여성이 다시 주도하고 일어나서 이 나라를 정의의 길로 이끌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행진을 앞두고 미국의 국가기록원인 국가문서보관소는 여성참정권 투쟁관련 전시회에서 과거 여성행진 사진을 일부 변조해 전신한 데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전시회에 사용된 역대 100만명이 모인 첫 여성행진(2017년) 사진에서 반(反) 트럼프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흐리게 처리한 사실을 보도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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