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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여 관객 열광 시킨 퀸 공연 … 고척돔 음향 문제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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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여 관객 열광 시킨 퀸 공연 … 고척돔 음향 문제 아쉬워

입력
2020.01.20 04:4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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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록 밴드 퀸과 객원 보컬 애덤 램버트가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영국 록 밴드 퀸과 객원 보컬 애덤 램버트가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여러분 퀸을 사랑하세요? 프레디 머큐리를 사랑하세요? 저도 그렇습니다. 오늘밤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찬양합시다.”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퀸의 두 번째 내한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 현장.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해 마이크를 잡은 애덤 램버트(38)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10년째 머큐리의 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는 3옥타브를 넘나드는 빼어난 가창력과 화려한 관능미로 18,19일 이틀간 4만5,000여 관객을 사로잡았다. 머큐리의 카리스마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램버트 덕에 밴드가 아직까지 살아서 활동하고 있다”는 원년 멤버 브라이언 메이(73)의 말처럼 그는 퀸이라는 결성 50년차 밴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6년 전 뮤직 페스티벌 ‘슈퍼소닉’ 출연진으로 조용히 서울을 다녀갔던 램버트와 퀸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대대적인 성공 덕에 그룹 이름처럼 ‘여왕’ 대접을 받으며 국내 팬들과 재회했다.

영화 개봉 이후 ‘퀸망진창(퀸+엉망진창)’ ‘퀸치광이(퀸+미치광이)’ 등 여러 유행어가 탄생했듯, 이날 객석에는 퀸을 추억하는 중장년층 관객보다 20, 30대 젊은 관객이 훨씬 더 많았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한 가족 관객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학창 시절부터 퀸을 좋아해 영화를 두 번이나 봤다는 50대 김준식씨는 “딸과 함께 공연장 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세대를 초월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퀸 음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화려한 왕관 모양의 세트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무대는 ‘이누엔도’의 인트로와 함께 등장한 램버트와 메이, 로저 테일러(71ㆍ드럼)가 ‘나우 아임 히어’를 연주하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2011년 처음 호흡을 맞춘 뒤 이듬해부터 투어를 함께 한 램버트와 퀸은 머큐리가 없다는 사실을 종종 잊게 만들 만큼 완벽에 가까운 앙상블을 보여줬다.

2009년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8으로 데뷔한 램버트는 그 때 이미 ‘보헤미안 랩소디’를 불렀을 정도로 퀸의 열혈 팬이었다. 최종 결선 때는 메이, 테일러와 함께 ‘위 아 더 챔피언스’를 불러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런 램버트라 해도 머큐리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는 법. 램버트는 “음악적 해석”을 내걸었다. 머큐리의 의상, 몸집, 창법 어느 것 하나 흉내내지 않았다. 대신 램버트는 양성적 매력을 내세웠다. ‘킬러 퀸’을 부를 땐 빨간 부채로 요염한 포즈를 지었고, ‘바이시클 레이스’ 때는 오토바이에 앉아 농염한 자태를 뽐냈다. ‘돈트 스톱 미 나우’ ‘섬바디 투 러브’ ‘아이 원트 투 브레이크 프리’ ‘라디오 가가’ 등 국내에도 유명한 곡에선 관객들과 한 목소리로 부르며 소통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에선 흐트러짐 없는 고음으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았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여전히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는 메이 역시 녹슬지 않은 기타 연주를 선보였다. 메이는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39’를, 테일러도 ‘아임 인 러브 위드 마이 카’ 등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머큐리도 무대에 함께 했다.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마지막 부분에선 대형 스크린에 나타나 메이와 손짓을 주고받았다. 1986년 영국 런던 라이브 공연 영상 속 머큐리는 2020년 한국 관객들과 ‘에~오~’를 주고받기도 했다. 마지막 무대에선 메이가 태극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공연 뒤 관객들은 “기대 이상”이라며 기뻐했다. 40대 주부 조희진씨는 “램버트의 노래 실력이 너무 훌륭해서 공연에 푹 빠져들 수 있었다”며 “램버트와 퀸 멤버들 간의 호흡도 척척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고척스카이돔의 고질적인 음향 문제는 ‘옥의 티’로 지적됐다. 김홍범 KBS 라디오 PD는 “공연 자체는 아주 훌륭했지만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던 다른 공연처럼 울림 현상 때문에 애덤 램버트의 보컬과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 연주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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